"네쿠남에 안 좋은 기억있다. 한국에서 피눈물 흘리게 해주겠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손흥민(21·함부르크)이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에서 맞붙게 될 이란의 '에이스' 자바드 네쿠남(33·에스테갈)을 향해 선전포고를 날렸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8차전 홈 경기에 대비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한국에서 지난 이란 원정 패배를 갚아줘야 한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한국은 지난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 원정 경기에서 제대로 된 훈련장도 제공받지 못하는 등 지독한 홈 텃세에 시달렸고, 결국 0-1로 분패했다.
당시 후반전에 교체 투입됐던 손흥민은 당시 상황에 대해 "볼보이까지 우리를 방해했다. 공 2개를 주거나 엉뚱한 곳에 공을 던졌다"고 이란의 텃세를 지적했다.
특히 이란의 '에이스' 네쿠남에 대해선 "안 좋은 기억이 있다. 네쿠남은 속공 상황이거나 심판이 안 볼 때마다 내 뒷다리를 찼다"며 "네쿠남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나타냈다.
한국은 4승2무1패(승점 14)로 2위 이란(4승1무2패·승점 13), 3위 우즈베키스탄(3승2무2패·승점 11)을 제치고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는 18일 울산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최종 8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고 설사 패하더라도 브라질에 갈 가능성이 높다.
최종전에서 한국이 지고 우즈베키스탄이 승리하면 두 팀의 승점은 14점으로 같아지는데 골득실에서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크게 앞선다. 한국이 +7, 우즈베키스탄이 +1이다.
반면 이란은 한국을 이겨야만 자력으로 본선에 오를 수 있는 불안한 입장이다. 비기거나 질 경우 같은 시간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카타르전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이란은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해 본선행 티켓을 따내지 못한 바 있다. 당시 최종전에서 한국과 비겨 분루를 삼켜야 했다.
이 때문일까. 이란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한국대표팀에 자극적인 발언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 정도로 승리가 절실하다.
손흥민은 이란에 대해 "강한팀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의 홈인 만큼 집중한다면 특별히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한국 대표팀은 가벼운 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들과 교체되거나 벤치를 지킨 선수들로 그룹을 나눠 1시간여 동안 훈련을 진행했다.
선발 멤버였던 손흥민, 이청용(볼턴), 이명주(포항), 박종우(부산) 등 8명은 간단한 패스게임과 슈팅 연습을 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미니게임을 통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데 힘썼다. 김남일(인천)과 곽태휘(알샤밥)는 부상으로 훈련에서 빠졌다.【파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