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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독립 물 건너가나?'…헛발질 두 번에 경찰 내부 '뒤숭숭'
'수사권 독립 물 건너가나?'…헛발질 두 번에 경찰 내부 '뒤숭숭'
  • 나는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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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2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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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경찰들 "국정원 여직원 사건 등 수뇌부가 구태보여 민심외면"

 
"경찰 스스로 한계를 드러낸 상황에서 수사권 독립을 다시 요구한다면 국민들이 납득하겠어요?"

검경 수사권 독립은 경찰의 오랜 염원이자 숙제이다. 하지만 최근 경찰의 부실한 수사 논란과 수사과정에서 윗선개입 의혹까지 일면서 수사권 조정문제에 있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둘러싼 경찰 내 기류 역시 심상치 않다.

최근 '국정원 여직원 사건' 수사를 두고 경찰에 대한 비판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국정원 직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경찰이 4개월 만에 수사결과를 내놓았지만 '부실수사'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경찰 수뇌부의 부당 수사 개입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경찰의 60년 숙원인 수사권 독립 여부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위층 성접대 의혹 사건 역시 수사 착수 한 달이 지나도록 핵심 피의자 소환조차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두 번의 헛발질'로 경찰 수사 역량에 대한 의구심과 위기를 좌초했고, 이 문제는 결국 수사권 독립으로 이어져 무산 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도 최근 일련의 사태가 수사권 독립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경찰이 두 사건에서 수사 역량을 십분 발휘해 국민들에게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는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며 "수사권 독립은 그렇다 치더라도 앞으로 경찰 수사결과에 대해 어느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경찰 수사 역량에 대한 비판과 수사권 독립이 시기상조라는 비난 여론을 경찰 스스로 자초했다"며 "검찰에 종속된 경찰의 수사권을 독립시켜 수사구조를 개혁하자는 일선 경찰들의 숙원이 자칫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영등포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국정원 여직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윗선이 개입했다는 내부 고발이 나오고 성접대 의혹 사건도 흐지부지 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잠잠해졌다"며 "외부에서는 경찰 내분이라고까지 얘기하는데 경찰이 먼저 나서서 수사권 독립을 요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찰 수뇌부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광진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 때마다 경찰 수뇌부의 대응방식은 구태를 반복했다"며 "수사권 독립요구에 앞서 경찰 수뇌부가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놓은 점수를 갉아먹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돌아볼 때"라고 지적했다.

서대문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은 "쉽지 않은 수사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두 사건을 통해 경찰이 권력기관 앞에서 얼마나 작은지 보여줬다"며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권력기관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키우는 쪽으로 수뇌부가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경찰 내부의 쇄신과 자정, 혁신 노력이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수사권 독립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검경수사권 분점은 최근 '성접대 동영상 논란', '국정원 직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에서 드러난 경찰의 수사 능력 부실과 맞물려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찰 내부의 쇄신과 자정, 혁신 노력이 얼마나 이뤄지느냐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실무와 수사 지휘에 있어 공명정대하고 투명한 내부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며 "수사권 독립은 이번 정권의 공약 중 하나였던 만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수사권 독립을 하루라도 빨리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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