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에서 물러난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86)는 5일 9개월 만에 첫 국영 매체 칼럼을 통해 동맹국과 적대국 모두에 한반도에서의 자제를 촉구했다.

카스트로는 이날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와 국영 매체에 게재한 글에서 "핵전쟁이 아시아에서 일어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쿠바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계속해서 북한의 동맹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에 인류의 안녕을 고려할 것을 부드러운 톤으로 훈계했다. 카스트로는 "북한이 과학기술의 성과를 드러냈기 때문에 훌륭한 우방국이었던 국가들에 대한 의무를 상기시킨다. 핵전쟁은 인류의 70% 이상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카스트로는 미국에는 더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만일 전쟁이 일어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로 묘사되는 이미지들로 묻힐 것이다. 그와 미국인들에게도 전쟁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한반도 전쟁은 남북한 국민 모두에 끔찍한 해를 끼치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50년 전 쿠바가 연루된 1962년 10월 위기(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최대 핵전쟁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카스트로는 과거 공산당 그란마에 정기적인 칼럼을 실었으나 지난해 6월 중단했으며 그는 같은 해 10월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국영 매체의 소중한 공간을 자신이 차지하고 있어 칼럼 게재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11일 암 투병 끝에 사망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해 가장 좋은 친구라고 부르며 애도 칼럼을 게재한 바 있다.【아바나=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