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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롬이야기](11) 제주시 동쪽 끝 탐라불교의 성지 삼양오롬
[오롬이야기](11) 제주시 동쪽 끝 탐라불교의 성지 삼양오롬
  • 영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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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29 22:4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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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주 오롬연구가·JDC오롬메니저
새롭게 밝히는 제주오롬 이야기, 석탄절 특집
일주동로에서 본 삼영오름
▲ 일주동로에서 본 삼영오름 @뉴스라인제주

삼양오롬은 제주시 삼양동 산1-1,2번지로 조천읍 신촌리 경계에 있다. 원당봉, 웬당오롬이라고도 부르는 오롬은 해발 170.7m, 비고 120m로 50m 차이 밖에 안 되는 해변 가에 있다. 둘레 3411m, 면적 663.286㎡, 저경 878m로 크지 않으나 많은 역사와 유적과 전설을 품고 있다. 북쪽이 열린 말굽형 굼부리 끝에는 문강사가 있고 화구호에는 연꽃이 피어있다.

신촌 진드르 삼거리에서 훤히 보이는 오롬 입구에는 조계종 불탑사, 태고종 원당사가 있는데 거기서부터 탐방로가 있다. 탐방로 좌우에는 한 아름 넘는 곰솔들이 도열해 있는데 우측 아래로 흰 색 큰 건물이 보이는 제주화력발전소는 1968년 3월 1일 착공하여 1970년 3월 30일 준공되었다. 이후 고향 구좌읍 세화리에도 전기가 들어왔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이다.

정상 동남쪽으로는 화북동과 제주항구 동쪽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거기에 작은 표석 하나가 있는데 삼양봉수대 표석이다. ‘제주도 25개 봉수대와 38개 연대 중에 삼양봉수대는 동쪽으로 조천진 서산봉수대와 서쪽으로는 제주읍 사라봉수대와 교신하였다.’고 한다.

남쪽으로는 소나무들을 전지剪枝하지 않아서 한라산도 남쪽 전망도 볼 수 없어 답답하다. 3월, 삼양오롬은 하얀 벚꽃이 피어나며 봄을 부른다. 구럼비 나무들은 은색 싹을 피우고 푸른 풀들이 누런 잔디 속에서 솟아난다. 북쪽 등성이에는 아카시아나무들이 아직도 변함없는 검은 옷이나 5월이 짙어지면 하얀 꽃을 피우며 향기를 뿜어낼 것이다.

삼양오름에서 본 불탑사
▲ 삼양오름에서 본 불탑사 @뉴스라인제주

북쪽에는 정인수 시인(구좌읍 상도리 출신)의 시비가 있다. ‘원당봉에서 부르는 새 천년의 노래’비는 2000년 1월 1일 낭송된 것을 ‘원당봉을 찾는 사람들의 소원성취와 무사안녕을 기원하여 삼양동민들의 뜻을 모아 2011년 1월에 세운다.’고 쓰였다. 정상에는 산불초소가 세워져 있고 동쪽으로는 전지된 소나무 너머로 한라산과 조천읍 일대 오롬들도 보인다.

정상 동남쪽 길에서 보면 함덕 서우봉과 해수욕장까지 훤히 보인다. 거기서 언덕을 내려오면 두 개의 사찰이 보이는데 왼쪽이 원당사, 오른 쪽이 불탑사이다. 그중 불탑사는 제주 3대 사찰이다. 동국여지승람. 제주풍토기. 탐라지에 탐라불교는 ‘탐모라주 존자도량조'에 의하여 가야, 고구려, 백제보다 900년 앞서 전해졌다. 석가의 16제자 중 발타라 존자가 불법을 전하고 탐라에서 포교하여 가야와 같은 남방불교가 유래하여 고구려 백제의 북방불교와 다르다.

태국에서 3년을 지내며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을 여행하며 느낀 것은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 대승불교와 다른 점이 많을 걸 보았다.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산중에 사찰이 있고 사회와 거리가 머나 동남아의 소승불교는 사찰이 기독교교회나 성당처럼 시내에 있어 밀접하다. 물론 조선의 승유억불에 피해도 있었다고 본다.

소승불교를 믿는 동남아 남자들은 마치 군대를 가듯 일생 한번, 소년기에 머리를 깎고 중으로 산다.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면 제대한 군인처럼 자유롭다. 어떤 음식도 가리지 않고 집에서는 작은 불상을 모셔놓고 오가며 빠이-손 모아 합장하여 예를 표하는 것과 함께 조상을 숭배하기도 한다. 특히 화교들은 조상숭배가 주이고 불교의식은 부수적으로 보였다.

삼양오름의 동제터
▲ 삼양오름의 동제터 @뉴스라인제주

제주도에서 보면 불교를 믿는다 해도 육지부의 불교신자들과 달리 마치, 화교들이 불교를 믿듯이 주객이 전도된 모습을 본다. 조상이 우선이고 불교의 석가는 나중인 것은 대만의 폴리네시안 고산족-14개 종족들과도 다르지 않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 불교가 소승불교에서 유래하였다는 한 면을 보는 것 같다.

고려시대까지 탐라 3대 불교 유적지인 서귀포 불래오롬 존자암, 제주시 삼양오롬 불탑사, 구좌읍 송당 성불오롬 성불암이 있었다. 그러나 이성계가 조선개국 시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고 승유억불정책으로 소외되었다. 이로써 고려 때까지 근근이 이어오던 탐라왕국도 총독역할을 하던 영주瀛州 목사도 조선이 직접통치하며 제주濟州라고 바꿔 불리게 되었다.

이때 제주목사 이형상은 도내 절500, 당 500을 패하였는데 남은 유적중 하나가 삼양오롬 불탑사 5층석탑(보물1187)과 서귀포시 불래오롬 존자암 사리탑(유형문화제17호)이다. 불탑사는 조계종으로 5층석탑은 제주도 유일의 고려시대 석탑으로 1993년 11월, 보물 제1187호로 지정되었다. 2020년 4월, 불탑사의 주지인 비구니스님을 만났다. “오래전 청도에 근무할 때 운문사에서 비구니 신학교를 본 적이 있다” 했더니 자기도 그 학교 출신이라고 하였다.

원당사는 원제국 때 기황후가 세웠다고 한다. 2013년 가을부터 MBC 월화드라마로 주진모, 하지원, 지창욱이 출연한 『기황후』는 대단한 인기였다. 역사의식을 가진 이들은 “역사를 왜곡 하였다”하나 연속극은 연속극일 뿐. 모국 고려를 침략하여 파란을 일으킨 기황후의 행적은 반민족행위일 수도 있다. 그런데 기황후를 영웅으로 다루는 게 역사의 왜곡이라는 것이다.

기황후 편에서 보면 원나라 공녀貢女로 바쳐진 원수를 갚고 싶지 않았을까? 숨겨진 역사를 극화 시킨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기황후의 평가는 시청자의 몫일 것이다. "기황후" 역의 하지원은 선머슴 같은데 품격 있는 황후 역까지 소화하여 시청률을 높인 것 같다. 또 한편 숭고한 한 남자(지창욱역)가 기황후(하지원역) 품속에서 눈 감을 때 흐르던 음악도 감동이었다.

삼양오름에서 보는 한라산
▲ 삼양오름에서 보는 한라산 @뉴스라인제주

“나는 보이지 않아요 . . . 닿을 듯 그댄 내 곁에 머물지만 다가갈 수 없는 나는 시들어가
네요/ 사랑한다는 말론 그댈 곁에 둘 순 없나요 . . . 잡힐 듯 그댄 내 곁에 맴돌 지만 다
가갈 수 없는 내 맘 타들어가네요 . . . 사랑한다는 말론 그댈 곁에 둘 순 없겠죠/ 내 모든
걸 다 주어도 잡을 수가 없겠죠/ 그댈 향한 내 맘이 가슴 아파 하염없이 울어요/ 가지 마
요 가지 마요 제발 가지 마요 My Love.”

기황후는 황자를 얻고자 하여 북두칠성이 비치는 동해 3첩7봉을 찾아 불공하면 황자를 얻는다는 말에 전국에 수소문 하였는데 당시 원의 직할지였던 제주 삼양봉이 그런 곳이라 하여 원당사를 짓게 되었는데 그 후 원당사가 있는 오롬이라 하여 ‘원당봉’이라 불려졌다. 원당사는 4·3사건 때 파손되어 1953년에 재건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본디 이름을 찾아야 한다.

제주도 18,000신 중 모신母神은 ‘설문대할망’이고 이중 70%는 여신이다. 이형상은 제주도의 절과 암자를 폐지시키고도 한라산신제를 국가적인 제사로 상신하였는데 무속신앙을 지역정서로 받아드려 선정목백으로 처세하려 하려 한 것이다. 이런 무속의 하나가 동제洞祭이고 문강사 앞에 있는 동제 터가 그것이다. 어기서는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드렸다고도 한다.

애절한 기황후의 역사가 깃든 원당봉이다. 그러나 이제는 잊고 돌아 서야 한다. 삼양오롬! 자기의 이름을 잊어버리고 오랫동안 몽골의 역사 속에 지내왔다. 그러나 삼양오롬도 우리가 다시 찾아야할 제주오롬이다. 원당봉이 아니다. 이제는 삼양오롬으로 다시 불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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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20-09-09 10:31:31
문교수님, 탐라불교의 흔적과 변화의 역사를 잘 알려주셨군요. 감사합니다^^

박해동 2020-05-01 17:48:56
삼양오름에 얽힌 이야기들 잼나고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특히 원나라 기황후과 여기에 관련되어 있다고 하는 역사적 사실은 이전엔 몰랐었는데 제주와 관련된 이런 이야기들은 제주의 역사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지게 하네요 앞으로 더 좋은 기고문들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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