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주도와 도교육청의 내년 예산안 심사를 벌이면서 문제를 제기했던 트램 용역,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 제학력갖추기평가 등을 예산에 다시 반영해 '입맛대로 예산 조정을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또한, 예산안 계수조정 과정에서 ‘제 몫 챙기기’에 매몰돼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면서 지역구 챙기기 예산이란 비난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의회는 16일 오후 속개한 제288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2012년도 제주특별자치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2012년도 제주특별자치도 기금운용계획안'을 재석의원 29명 중 찬성 24명, 반대 1명, 기권 4명으로 통과시켰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제주도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3조763억원에 대한 계수조정을 벌여 총 311억원을 삭감하고 326억원을 사업비로 증액, 5억원을 예비비로 돌렸다.
제주도의회는 계수조정을 통해 제주맥주 출자법인 출자금 66억원 중 14억원,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 87억원 중 39억5000만원, 친환경 배합사료 시범양식장 지원 24억원 중 12억원을 줄였다.
감귤소비 확대 해외홍보 1억2000만원, 만감류 유통시설 확충사업 4억원, 감귤식품산업단지 기반조성 10억원 전액, FTA 대응 경쟁력강화 지원사업 1억원 전액 등 FTA와 관련한 예산도 삭감했다.
아울러,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과 관련해 상징 기념물 사업 10억원 중 5억원,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범도민·읍면동 추진위원 민간인 국외여비 1억5000만원 전액 삭감했다.
반면, 학교 등 급식지원 12억원, 택시브랜드화사업 2억1000만원, 어린이놀이시설 교체 및 정비 2억7000만원, 김만덕 객주집 복원사업 2억5000만원, 소규모 과수하우스 등 생산지원사업 5억6000만원 등이 증액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제주도의회가 경제적 타당성 등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던 트램 사업 추진에 따른 용역비 2억원이 통과됨은 물론 제주맥주·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은 사실상 사업 추진에 동의를 해줬다.
제주도의회는 또 7239억원 규모의 교육청 내년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을 거친 수정된 예산안을 재석의원 29명 중 찬성 27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통과시켰다.
동(洞)지역 중 3 무상급식을 위한 학교급식비 지원 예산 12억원이 증액됐으며, 교육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된 제학력평가 예산이 예결위를 거치면서 8000만원이 반영돼 중학교 제학력 평가가 다시 추진된다.
하지만, 삭감된 초등학교 제학력 평가 경우에도 '합의된 방안 마련 후 추경예산에 반영, 실시한다'는 부대조건을 달아 내년도 제학력 평가가 사실상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도 크다.
내년도 예산안 계수조정 과정에서 예결특위 소위 위원들 간 '지역구 챙기기'로 잦은 고성과 막말로 대립각을 세우면서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특히 모 의원의 경우 지역구 다수 지역에 40억여원의 예산을 증액 시켰다는 의혹을 받았다.
예결위 소위에 참여한 의원은 "예결위 예산심사 과정에서 모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위해 과도하게 예산을 편성했다"고 지적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