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시인
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영주일보가 일상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리하고 독창적인 시인의 오감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세상의 모습. 시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옭아내어지고 있는지를 음미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영주일보는 ‘탐라국시’ 코너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ㄹ’의 탈락
-김성수-
불이 부(富)로 곧 물이 무(無)로 이어지는 내 내리막 생의
끝자락, 그 누구 한 사람 만남도 무섭고 다 무섭고
뚜벅뚜벅 내 것으로 내 것으로 가는 먼 발걸음, 64살
-불이 부(賻)로
물이 무(無)로
살이 사(死)로
우리는 그렇게 사라진다.
이어주던 호흡이 사라진다.
이어주던 심장의 박동이 사라진다.
이어주던 눈물과 웃음이 사라진다.
리을리을 그렇게 삶을 이어주던 ㄹ
어느 날, 탈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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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