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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달환 칼럼](62)어쩌다 구월
[현달환 칼럼](62)어쩌다 구월
  • 현달환 기자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6.08.29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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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구월

-초인 현달환-

바람이시여,
더위는 잘 매듭짓고 오셨나?

푸른 푸성귀 노랗게 물들어갈 즈음
아이들 졸린 눈 비비는
어쩌다
구월은
여태껏
늙은 여름의 땀내음이 풍길까

가을 앞에 약속해야지
늦더위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오시기를

▲ 현달환 시인/수필가
우리 가을에는 약속하자. 가을이란 계절은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맞게 우리 마음도 풍성한 마음으로 살아가자. 그것이 힘들다하면 그렇게라도 힘을 내서 풍성한 마음으로 되도록 노력해보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인상을 쓰면서 가더라도 우리는 인상을 쓰지 말고 그냥 웃고 지나가자. 내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목소리를 크게 해도 개의치 말고 그냥 미소로 넘기자. 가을은 성장의 계절이다. 곡식만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고 지난여름을 이겨낸 후 얻는 것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여름동안 땀 흘리며 이겨온 시간에 대한 보상, 그래서 우리는 가을에는 몸과 마음마저 성장해야 한다.

가을이라는 계절은 풍성함을 주는 그리움이다. 누구나 내 곁으로 돌아올 것만 같고 어디선가 부를 것만 같은 가을은 나뭇잎, 단풍잎도 좋아 문학적으로 많은 문학인들이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가을은 독서도 많이 하게 되고 곡식처럼 사람도 익어가는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은 물이 맑다고 한다. 물 맑은 곳에서 시원하게 독서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그러나 지금은 과거처럼 책을 읽던 시대는 아니다. 스마트폰이라는 만능기기에 몰두하는 시대라서 나무아래 벤치에서 책을 들고 독서하는 모습은 앞으로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자랑하지만 이제 그것도 자랑할 만한 것이 못될 것 같다. 봄, 가을이 짧아지고 가을에도 여름처럼 날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 가을이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이 남을 것이라고 한다.

가을이라는 계절아래 운동회나 체육대회 등을 하기에 적당한데 이제 제주라는 곳도 주간보다는 야간 활동이 활발해지는 도시가 될 것이다. 날씨가 더우니깐 밤에 도시로 쏟아지는 현상이 많아지고 24시간이라는 주어진 시간 속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점점 본의 아니게 많아지는 것이다. 과거에는 아침에 해 뜨고 나면 밖에 나가 일하고 집에 들어와서 식사하고 잠자리에 들던 시대였는데 이제는 무더위나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못 이루고 야간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대사회의 그림이다. 슬픈 현실이다.

여하튼 가을을 맞이하여 우리들의 마음만큼은 풍성하게 해두자. 가을은 그리움이다. 그리운 사람에게 손 편지는 못해도 스마트폰으로 문자라도 하나 날려보는 여유를 이 가을에서 찾아보자.
이제, 설익은 구월이 시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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