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5-06 21:49 (월)
[현달환 칼럼](58)가을이 맛있다
[현달환 칼럼](58)가을이 맛있다
  • 현달환 기자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6.08.16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을이 맛있다

-초인 현달환-

잘 익은
가을 하나 잘랐더니

백향 같은 맛
모과 같은 맛
레몬 같은 맛
앵두 같은 맛

진짜
가을은 어떤 맛일까

젓가락으로
푸욱 찔러 먹어 보니
가을이

맛있다

▲ 현달환 시인/수필가
입추가 지난지가 엊그제, 오늘은 말복이란다. 가을이란 계절은 여름을 지내는 사람들에겐 로망이다. 지금처럼 뜨거운 날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질 땐 정말 가을이 빨리 자리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가을이란 계절은 누구에게나 기다려지는 계절일 것이다. 결실의 계절이라 해서 농부들의 마음부터 시작되는 가을은 정말 아름다운 계절이다. 가을은 음식의 계절이다. 먹을 것이 풍성하여 좋은 것들을 많이 만나는 그야말로 신나는 계절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은 가을에 나오는 과일을 다 얻지는 못하지만 이제는 가을이라고 해도 비닐하우스에서 사계절 과일들이 나오는 세상이라서 과거처럼 손꼽아 기다리면서 과일을 먹던 시절은 지나갔다.

이렇듯 정말 가을은 풍성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 풍성한 계절에도 우리가 실컷 웃으면서 먹지 못하는 것은 물가, 즉 과일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좋은 과일을 먹고 싶은 마음에 선뜻 고르면 가격이 비싸서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가 그런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풍성한 세상이지만 그 풍성한 것을 마음껏 먹지 못하는 한계, 삶이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연유로 가을은 풍경으로 맞이해야 한다. 가을이란 풍경에는 풍성한 과일, 넉넉한 마음과 여유가 있다는 것. 그 인정으로 맞이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과일 하나 먹지 못한다고 하면서 가을을 탓하다보면 스스로 비참함이 감도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경제적으로 잘살고 있지만 사실 빈부의 격차가 크다는 사실이다. 그 격차를 줄이는 것이 복지의 힘이지만 서로의 양보와 배려심이 부족한 이 사회에서 그것도 잘 진행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살기도 힘들지만 살아가기도 힘들다.

가을이면 우리는 모든 게 이루어지는 희망의 계절이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웃을 수 있는 여름의 잔 때를 씻을 수 있는 저 파아란 하늘의 고운 빛으로 살아갔으면 참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5길 16, 수연빌딩 103호(지층)
  • 대표전화 : 064-745-5670
  • 팩스 : 064-748-5670
  • 긴급 : 010-3698-088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보기
  • 사업자등록번호 : 616-28-27429
  • 등록번호 : 제주 아 01031
  • 등록일 : 2011-09-16
  • 창간일 : 2011-09-22
  • 법인명 : 뉴스라인제주
  • 제호 : 뉴스라인제주
  • 발행인 : 양대영
  • 편집인 : 양대영
  • 뉴스라인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라인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newsline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