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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칼럼](104)육성회 임원으로
[현태식칼럼](104)육성회 임원으로
  • 현달환 기자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6.04.16 0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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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나는 둘째아들을 중앙중학교로 진학시키고 육성회에 참석하였다. 신제주초등학교 초대학부모회 회장이었고, 학구제 변경 문제 때문에 언론인과 만나고, 교육청을 수도 없이 들락거린 이력이 나를 유명하게 만들어 놓았다. 나보고 육성회장을 맡아야한다는 추천이 많았다. 이미 육성회장을 하는 분은 고등학교 선배님인 양철호씨였다. 나는 나를 추천하는 학부모들을 설득하였다.

나를 추천하는 것은 매우 고맙고 감사하나 어찌 선배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가. 그런 사람이 육성회장이 되면 교육상 나쁜 영향이 미치고 나 개인적으로도 선배를 밀어낸 비정하고 무례한 인간으로 낙인찍혀 동문사회에서도 평판이 나빠질 것을 감안하여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이해를 구하고, 아무직이나 주는대로 받아 학교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해서 수석부회장으로 피선되고, 특별히 3학년 담당이 되었다.

육성회 책임자가 되고 학교를 살펴보니 피상적으로 듣던 학교가 예상 외로 다른 학교와 다른 점이 없다. 교실이 있을 뿐 교육자재가 거의 없고, 특별히 갖추려는 걱정도 없었다. 학부모와 힘을 모아 시청각 교재를 마련하였으나 그 활용방안을 모르고 예산이 없어 사장시키는 사례도 있었다.

현실적으로 인문계고등학교 진학률을 높이는 것이 당장은 사회적 평가 기준에 의하여 좋은 학교로 판정받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모여 3학년 담임선생님과 논의를 하였다. 학교측에서는 과외학습을 시키면 오후에 선생님께 저녁을 대접하고, 모의고사를 연 4회 치르기 위하여 시험지를 중앙에서 구입하는데 합쳐서 일년간 소요액이 8백여만원을 예상하고 있었다. 한 학생당 일만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한 학급당 나온 학부모는 열명 미만이어서 나온 부모의 협조로는 어림도 없었다. 또 어떤 부모는 자기 자식은 학업성적이 좋지 못해서 인문계 갈 형편이 아니니 돈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앞일이 까마득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럴 때 묘안이 생각나서 어려운 일 해결을 한 전력이 있다.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나가자고 다짐하고 학부모 앞에서 호소를 하였다. 급장 부모가 앞장서 학급당 팔십만원 이상을 모금하여야 하는 원칙을 정하고 난 다음 부모님께 다음과 같이 말씀을 올렸다.

“여러분의 자녀는 여러분의 분신이며 여러분의 희망입니다. 이 학생이 자라서 여러분께 효도하고 국가에 봉사하며 사회인으로 남보다 뒤지지 않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분의 보살핌은 마땅하고 절대적이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자식은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도 묘소를 돌보며 제사를 올릴 귀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자기 집에 기르는 짐승도 잘 돌보고, 농번기가 지나면 목장에 올려 한여름 방목하는 마소도 한 달에 한두번 돌아보며 이상이 있나 없나 확인하고, 목장지기에게 품삯을 지불합니다. 학부모 한 분이 일만원 이상 갹출하지 않겠다는 것은 자기 자식을 자기집 마소보다 귀중치 않다는 의미고, 자식의 성공에 무관심하다고 할 것입니다. 제가 버스를 타보니 등교시간이 지났는데 학생이 타고 있어 어느 학교에 다니느냐 물었더니 제주시를 벗어난 다른 지역의 학교에 다닌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대낮에 학교가면 공부는 고사하고 사람 자체가 불량할 소지가 많습니다. 여러분의 자녀 중 학업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일년간 선생님들이 정성을 기울이면 학력이 향상되어 실업계 갈 학생도 인문계로 진학하고, 시외로 갈 학생은 제주시 소재 실업계 고교에 진학하게 됩니다. 만원 투자해서 이렇게 되면 이보다 더 값진 투자가 어디 있습니까?”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내 말이 맞긴 한 것 같았다. 시외에 있는 학교에 가면 경제적이 부담이 얼마이며, 자녀의 생활을 관리하고 학교에 한번 가보는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부모가 삼년간 새벽 밥 짓는 고생은 어떻고, 졸업 후에 사회에 나온 다음에도 제주시에서 시골로 학교다닌 것과 시내 학교 다닌 차이가 얼마나 큰가를 내 말을 듣고 깨달은 학부모는 돈 갹출에 자진하였다. 아침·저녁으로 학급 책임자를 만나 독려를 했더니 목표액은 금방 달성되었다.

요구한 돈을 모아 선생님께 드리며, 이 돈이 그렇게 쉽게 나온 돈이 아니니 여러 선생님이 학부모에게 공언한 약속은 꼭 지켜야 된다고 강조했다.

“제가 학부모에게 말한 것이 만약 거짓이 되면 선생님들이 잘못한 것이 되고 그러면 나는 용납이 안된다”고 하였다. 그런 다음 선생님 전체를 모셔 내 개인부담으로 거하게 한턱을 내었다. 그랬더니 선생님들이 방과후 학습을 열심히 시켜주고 모의고사도 4번 약속을 한번 더 하여 다섯 번을 보았다.

학교장하고 여러번 담판을 지었다. “학교는 학생이 인생을 삶에 있어 자기의 포부를 펴 나가는데 충분한 건강을 유지하게 해주고 졸업장을 받았으면 원하는 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받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졸업장이 이 학교 3년 다닌 증명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때문에 관에서나 교육청에서 동원령이 내린다하여 교육적이 이외의 곳에 학생을 동원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력히 주장하여 교과진도에 지장을 안주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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