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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칼럼](92)전체 학생이 학예회 주인공
[현태식칼럼](92)전체 학생이 학예회 주인공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6.02.0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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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나는 학부모 회장이 되고는 옛날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 때를 회상해 보곤 하였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6·25전쟁때라 북초등학교는 군인이 차지하고 우리는 들에서, 서부두 방파제에서, 아니면 집넓은 같은 반 아이네 집이나, 선생님 댁에서 공부를 했다. 학교 운동장은 군인 훈련장이었다. 그러다 제2훈련소가 모슬포에 생기고는 군인이 떠나고 5학년, 6학년은 교실에서 공부했다.

그때도 학예회가 한두 번 열렸는데, 보통아이는 마루바닥에 앉아 손뼉치는 박수부대요, 몇몇 학생을 위한 잔치가 되었다. 선생님이 보기에 옷도 잘 입고, 가문 좋고 노래나 무용이나 아니면 말을 잘 하는 학생만 무대에 올리니, 마치 신분이 다른 것처럼 생각되었다. 초등학교때부터 인간 차등을 하였다. 평등과 기회균등을 인정한 것이 아니었다.

모든 선생님이 일제식민지 치하의 일본제국주의 교육을 받은 분이었으니,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인식과 민주주의 생활화에 중점을 둔 교육이 아니고, 부지불식간에 식민지교육의 연장선에서 교육을 하였지 않나 보아진다. 집안이 권력가나 부자가 학교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있는 집 자녀는 자연히 특수층 대접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나는 이런 잠재의식과 현실적으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평등과 기회균등 및 소질개발에 주안점을 둔 사람의 교육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학예회를 한다기에, 모든 학생이 무슨 프로그램에 속하든 무대에 한번씩 출연하도록 배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우리 어릴때처럼 몇몇 특수학생만 무대에 오르고, 나머지는 박수부대로 전락시켜 들러리를 세우는 학예회를 학부모회는 반대하고 지원을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피력하였다. 학교에서는 우리의 건의를 받아들여 학예회때 모든 학생을 무대에 한번씩 올라가게 프로그램을 짜서 행사를 했다.

학부모들이 정말 환영하였다. 자기 자녀가 학예회에 출연하다니 학예회하는 날 학부모가 구름처럼 몰려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사랑을 나누며 축하하고 좋아하는 축제가 되었다. 정말 흐뭇한 행사를 하였다. 우리 학부모회는 교육진흥에 적극 협력하지만 주관을 뚜렷이 하였다. 학교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 학생이 골고루 잘자라고, 혜택을 평등히 받을 수 있는데 협력하였다. 이를테면 체육시간에 축구를 한다면 두세 아이가 공 하나를 가지고 운동할 수 있게 축구공을 30여개 구입하든지 농구공을 여러 개 비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력을 향상하고 일반 지식을 높이기 위한 독서운동의 일환으로, 학급마다 도서를 비치하고 교환해서 읽는 운동을 전개한 것이다. 체육은 모든 학생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체력과 건강을 확보할 수 있어 각자 자기 인생의 행복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둘 것을 학교에 요구하고, 그런 프로그램에 지원하였다. 몇몇 특수학생을 특기생으로 키우는 엘리트체육은 학부모회에서 관여할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학교측에서는 좀 불편해 하였다. 우리의 교육은 전시용이 많다. 전시용은 교육행정책임자에게는 유리하고 효과있지만, 학생 개개인의 행복과 소질과 재능을 키우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수많은 학생이 건강하고 교양있고 지식이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활발한 사회 활동의 총화가 곧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지 몇몇은 활발히 활동하고 나머지는 모든 면이 부실하여 관람자가 되면 국가나 사회는 침체되고 불안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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