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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칼럼](27)심방(무당)을 찾다
[현태식 칼럼](27)심방(무당)을 찾다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5.06.01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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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 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불면증으로 잠도 못자고 두통으로 머리가 깨어질듯 하여 나는 죽음이 임박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증상을 어머니께 호소하였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서울대 입학시험을 치러 갈 때 용두암에 가셔서 용왕제를 드리시면서 나의 성공을 비셨노라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그 돈을 나에게 주었으면 허기를 며칠동안이나마 면할 것이고 그랬다면 건강이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용왕제에 들인 돈이 눈에 선하다. 머리 아픈 것은 서울에서 야밤에 땔감하러 깊은 산속을 헤멜 때 넋 나가고 귀신 붙었으니 조천면 함덕에 가서 무당굿을 하면 낫는다고 하시면서 나를 데려갔다.

“무슨 효험이 있습니까? 안가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더니 “병을 낫게 해 주려는데 무슨 고집이냐? 나는 좋아서 하는 일이냐?”하며 역정을 내시므로 크게 거부도 못하고 따라 나섰다. 푸닥거리(잡귀를 내어 쫓아내는 무당굿)하기로 된 전날 함덕에 가서 심방(무당)네 집에서 묵었다. 그 날 깊은 밤에 효험을 나타내는 무덤에 가서 푸닥거리를 하자는 것이었다. 밤길을 더듬어 한참 갔더니 길가 어느 묘에 다달았는데, 어떤 묘령의 처녀도 병이 심해서 굿을 하러 와 있었다.

그 밤중에 고생하며 무당굿을 하였건만 병은 낫지 않고 차도도 없었다. 어머니께서도 고생만 하시고 돈만 헛되게 소비하였다. 자식이 애물단지인 것을 이 때 알았다. 이렇게도 내가 지지로 못나게 굴었으니 차츰 더 정이 떨어질 만도 하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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