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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히든카드 작전, 제대로 통했다…울고 웃고
박신혜 히든카드 작전, 제대로 통했다…울고 웃고
  • 나는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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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0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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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예승 역을 맡은 배우 박신혜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앞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각광 받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작지만 알찬 영화, 주목되는 지상파 TV 미니시리즈가 아니라 찰진 케이블채널 드라마…. 어떤 여배우가 이런 선택을 했다면 ‘주연을 맡아보고 싶은 신예스타겠네’, ‘재기를 모색하는 한 때의 스타이겠구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녀는 신인도, 과거의 스타도 아니다. 2003년 SBS TV ‘천국의 계단’에서 톱스타 최지우(38)의 아역으로 데뷔해 만 10년을 달려오는 동안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주연을 여러 번 꿰찼고, 일본에서 가장 잘나가는 여성 한류스타다. 누구? 박신혜(23)다.

1월23일 개봉해 1일까지 311만명이 본 ‘7번방의 선물’에서는 ‘20대 예승’을 열연했고, 케이블채널, 월·화요일 오후 11시 방송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1월7일 방송 이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tvN ‘이웃집 꽃미남’(극본 김은정·연출 정정화)에서는 여주인공 ‘고독미’로 호연을 펼치고 있다.

‘이웃집 꽃미남’에서야 한류스타 윤시윤(27)과 김지훈(32) 등 꽃미남들을 거느린 원톱 여주인공으로 처음부터 부각됐다. 그러나 ‘7번방의 선물’의 경우 지난해 캐스팅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됐음에도 12월18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았고, 1월15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상영 전 미디어에 배포된 자료에도 일언반구 얘기가 없었다.

그러나 박신혜는 스크린에서 영화를 열고 닫으며 첫 관객인 기자들과 극장 관계자들을 영화에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다. 히든카드가 될 것이라던 배급사의 귀띔 그대로였다. 그런 느낌은 관객들에게도 그대로 전이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박신혜를 따라 한참을 울다가 마지막에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머리카락이라도 보일까봐 꼭꼭 숨어야 했던 것에 대해 박신혜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영화를 찍은 뒤 홍보팀에서 홍보 전략상 저에 관해서는 감추고 가는 것이 맞겠다고 하더군요. 감독님도, 선배님들도 다 아쉬워하셨죠. 저도 살짝 아쉽긴 했어요. 그렇지만 그게 맞았나 봐요. 관객들에게 좀 더 신선함과 놀라움을 줄 수 있었다니 다행스럽죠.” 사람 좋은 이환경(43) 감독은 미안함을 장문의 문자로 박신혜에게 전해 박신혜를 감동시켰다.

박신혜는 또래 여배우 중 가장 앞서 나가는 핫스타다. 일본에서는 ‘지우히메’(최지우)의 후계자로 꼽힌다. 박신혜의 위치에 비해 영화에서의 비중이 너무 작은 것 아니었나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역시 우문이었나 보다. 현답이 바로 나온다.

“비중보다 캐릭터가 얼마나 살아있고, 매력이 있는지를 봤죠. 게다가 용구 아빠 류승룡 선배님을 비롯한 그런 쟁쟁한 선배님들이 나오는 작품인데요. 비중이 작아도 당연히 해야죠. 그분들과 한 작품에 출연하고, 그분들이 모두 지켜보는 앞에서 긴 시간을 독백하듯이 홀로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한 영광을 무엇으로 대신하겠어요.”

▲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예승 역을 맡은 배우 박신혜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앞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울=뉴시스】
‘7번방의 선물’은 스크린만 뒷받침된다면 코미디 장르 최초의 1000만 관객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올 정도로 폭발적으로 흥행하고 있다. 예상했을까.

“사실 영화의 반응이 세게 나올 것이라고 조금은 기대했어요. 시나리오를 읽는데 정말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거든요. 선배님들의 훌륭한 연기력으로 풀어낸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죠. 원래 늦가을 개봉이었는데 여름에 태풍 볼라벤 때문에 세트가 무너져서 한겨울로 밀렸잖아요? 그때도 저는 추운 겨울이라도 우리 영화처럼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다면 더 잘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현답하는 정도가 아니다. 돗자리를 펴도 될 수준이다.

앞서 이 감독은 박신혜를 캐스팅한 이유로 “아역할 때부터 ‘참 건강한 배우다’고 생각하면서 저런 배우가 멘탈까지 건강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만나보니 느낌이 왔다. 더구나 20대 예승이는 사법연수원생답게 기존 법조인의 느낌이 아니었으면 했는데 신혜가 바로 그 모습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특히 “극 중 신혜의 이름인 예승이 내 친딸의 이름인데 초등학생인 딸이 신혜처럼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신혜를 딸처럼 애틋하게 생각하는 이 감독의 마음이 맨 마지막 장면, 박신혜가 교도소 철조망에 걸린 풍선을 바라보는 얼굴 클로즈업 커트에서 드러난다. 이 감독의 ‘사심 커트’으로 손꼽히는 신이다.

박신혜는 “제가 비록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데 감독님이 제 연기를 믿어주시고, 이미지를 예쁘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믿음에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는데 다행히 제가 생각한 것처럼 나와 정말 좋아요”라고 털어놓았다.
 
이 영화는 개봉 3주차를 앞두고 있고, 그 많은 관객이 봤지만 2일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9.56점으로 1위 다음에서 9.3점으로 2위다. 흥행과 평점이 비례하는, 한국영화로서 보기 드문 명작인 셈이다. 박신혜는 ‘7번방의 선물’이 관객들에게 어떤 영화가 되기를 바랄까.

“관객들이 많이 웃고 많이 울면서 가까이 있기에 무심히 넘어갔던 가족을 생각하고, 친구를 떠올리며, 이웃을 바라보게 하는, 나를 내려놓고 주변을 챙기게 만드는 영화였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그 자신은 대중 앞에 어떤 배우로 서고 싶을까.

“지금까지 대중에게 ‘인간 박신혜’의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외모도, 연기도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얼굴에 칼을 대기는 커녕 주사 하나도 안 맞았어요. 왜냐고요. 저만의 매력이 사라질까봐서였어요. 연기도 마찬가지죠. 억지로 뭔가를 만들려고 해서는 관객에게 진심이 전달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우리 영화가 흥행하는 것도 바로 꾸밈없이 솔직하게 진심을 전하는 영화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관객들이 진심으로 웃고 울 수 있는 거겠죠. 저도 그런 배우이고 싶네요.”【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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