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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1주기, 김정은 체제 1년 성적표는
김정일 사망 1주기, 김정은 체제 1년 성적표는
  • 나는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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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1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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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중앙통신(KCNA)이 14일 제공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이 지난 12일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의 발사 성공을 확인한 뒤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KCNA는 김 제1 위원장이 당일 오전 9시께 위성 관제종합지휘소를 찾아 발사 명령을 내리고 전 과정을 지켜보았다고 전했다.【평양=신화/뉴시스】
17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1주기를 맞는다. 북한은 1주기를 불과 며칠 앞두고 국제사회의 비난과 저지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이는 김정은 式 '유훈통치'로 김정일 1주기(17일)를 앞둔 북한의 체제 결속을 다진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김정은 체제 1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는 부정적이다.

김정인 1주기 앞두고 김정은 체제 1년의 평가에 대해 알아봤다.

▲ 북한 로켓 발사는 무리수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한 다음날(13일) 중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야기된 한반도 정세 악화의 해법으로 또다시 '6자회담 재개'를 언급하고 나섰다.

그러나 러시아를 빼고 6자회담 관련국 5개국이 권력 교체기에 있거나 대북정책 조정 단계에 있는 민감한 타이밍에 로켓 발사라는 초강수는 둔 것은 몸값을 올리는 반짝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엔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시키는 무리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주요 2개국(G2) 가운데 미국은 집권 2기의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재정절벽 문제라는 시급한 문제를 앞두고 아직 한반도 정책을 구체화하지 못했고, 중국 역시 시진핑(習近平) 체제 등장 이후 국내 부정·부패 척결 작업을 벌이며 인계 인수 작업도 제대로 못한 시기로 적절한 한반도 정책을 구상하지 못했다. 또한 한국과 일본도 새 최고 지도자 선출을 앞둔 혼란스런 상황이다.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 등 불이익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도 김정은이 무리수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강성국가 진입을 선언하기 위한 상징적 성과물이 필요했고, 김정은 리더십을 과시하거나 내부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는 김일성 탄생 100주년, 김정일 사망 1주기를 맞는 해"라며 "김정은이 이들의 유업을 계승 및 발전시킨 지도자로서의 성과와 이미지가 필요해 체제 결속 도모를 위해 로켓을 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재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로켓 발사 의도에 대해 "김정일 사망 1주기 추모와 김정은 정권의 대내적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의 무리수는 결국 국제사회에서의 고립과 북·중 관계의 악화라는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독일의 소리로 알려진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DW)가 북한의 로켓 발사 강행으로 '북한 이제 친구가 남아 있기나 한가'라는 제목의 특별 보도를 통해 북한이 직면한 국제사회 공동의 비난과 국제적인 고립 상황에 대해 분석했다.

특히 전통적인 우방,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마저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를 지지하면서 북한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DW는 주장했다.

실제로 북한의 로켓 발사 소식이 전해진 후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신화통신은 사설을 통해 "제멋대로 하는 북한이 결국 자기 계획대로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밝혔고, 이후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를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를 위반하는 사안으로, 우리는 국제사회가 보편적 우려를 표시한 가운데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미·일을 자극한 것을 물론 전통적인 우방,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난처하게 만든 것은 적절한 수(手)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 '이미지 메이킹'은 좋은 점수

지난해 12월17일 김정일의 사망으로 김정은 체제는 급작스럽게 출범했다. 물론 2009년에 후계자 수업에 들어갔고, 김정일은 자신의 앞길에 대해 예감한 듯 '위대한 부정(父情)'의 표현으로 지난해 5월 유고 시 김정은의 후계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6박7일의 5000㎞ 대장정을 다녀오면서 아들의 길을 평탄케 했다. 그럼에도 짧은 연륜과 경험의 부족, 짧은 후계 구축 기간 등은 김정은 리더십의 단점으로 지적됐다.

김정은의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한 노력은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이다. 안정감있고 친근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각종 행사에 부인 리설주를 대동했다. 또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 여성, 노인 할것 없이 안아주며 스킨십으로 '젊은 어버이' 이미지로 세뇌시키는데 주력했다.

특히 카리스마와 권위로 뭉친 김일성, 김정일의 리더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성적이고 인민 지향적인 지도자라는 데서 차별화를 뒀다. 놀이동산에서 군인들과 팔짱을 끼고, 손수 잡초를 뽑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그것을 대변해 준다.

로켓 발사 실패를 곧바로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도 김정은 식의 투명한 리더십의 사례일 것이다.

장례식 당시 앳된 얼굴의 김정은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 섞인 시선이 무색하게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4개월 만에 당·정·군의 수령 지위를 모두 확보하고 인민 대중이나 엘리트 집단의 저항 등 별다른 잡음없이 비교적 순탄하게 권력 승계를 마무리했다. 장례식 직후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이후 4·11 당대표자회에서 제1 비서로, 4·13 최고인민회의에서 제1 국방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안정적이고, 감성적이고 공개적인 지도자 이미지 메이킹은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 김일성 탄생 100주년 때 대중을 상대로 한 육성 연설에서 그는 강성대국 진입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평화가 더없이 소중한 것이며,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7·1 경제관리 조치의 핵심이었던 박봉주 전 총리를 당 부장으로 복귀시켰다.

이는 김정은이 내건 깃발이 선군이 아닌 선민(先民)과 선경(先經)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기대까지 생기 나게 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노력하는 행보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1년 성적표는 전반적으로 그리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2012년을 강성국가 진입의 해로 삼았음에도 경제난은 지속됐고, 자연재해라는 천재지변으로 대부분 국민들은 여전히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유엔 인권보고서는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후 북한에 인권이 개선됐다는 어떤 조짐도 없고, 오히려 국경지역의 경비와 탈북자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김정은은 장거리 로켓 발사로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집권 원년을 화려하게 장식할 카드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올해 초 국제사회의 그에 걸었던 기대를 단번에 무너뜨렸고, 결국 아버지 김정일이 내세웠던 ‘선군’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게 했다.

▲ 후견인 약이 될까 독이 될까는 미지수

지금까지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와 고모부 장성택이 후견인 역할을 하면서 실세로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일의 매제(여동생 김경희의 남편) 장성택은 장례 기간 중 처음으로 북한 군대 복장 차림으로 등장했고 그는 운구 행렬에서 김정은의 바로 뒤에 서는 등 후견그룹 중 최고 실세임을 과시한데다 이번에 로켓 발사 현장에 김정은과 함께 나타나 막강한 권력을 장악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반대로 이영호 등 김정일의 영구차를 호위했던 군부의 핵심인사 4명은 경질됐고, 내각에서도 7명의 상(장관)을 교체한 물갈이 작업이 장성택과 고모 김경희에 의해 주도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정은이 최고지도자로 등장한 이후 중국의 수뇌부와 직접적인 접촉이 '전무'한 상황에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매개로 한 북·중 접촉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친척 세력을 중용하는 것이 김정은 체제에 유리할 지 불리할 지는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광명성 3호의 발사 성공이 경제난 등 북한의 본질적인 내부 문제 개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다 민생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개혁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미사일 발사 성공의 '약발'이 오래 가진 못할 것이며 김정은 체제에 대한 현실적인 내부 불만은 계속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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