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5-03 23:46 (금)
[전문] 국토부는 답하라. 숨골의 보전가치는 무엇인가?
[전문] 국토부는 답하라. 숨골의 보전가치는 무엇인가?
  • 서보기 기자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3.04.13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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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기본계획 검증 브리핑 4-1)
숨골의 보전가치 제시하라는 환경부 반려 사유에 숨골 보전가치 폄하로 일관한 국토부
숨골 되메우기로 인한 지하수 영향 검토는 없고, 지하수 오염시키는 저감 방안만 제시

# 숨골 8개에서 153개로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 사업 예정지에 숨골은 8곳 뿐이라고 밝혔었습니다. 그 이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는 성산 지역 주민들과 함께 숨골을 찾아 나섰고, 2년 동안 3차례에 걸친 현장 조사에서 185개의 숨골을 발견하였습니다. 국토부 조사 관계자는 ‘비상도민회의가 찾은 것은 숨골이 아니고, 송아지가 빠질 만한 구멍이 있어야 숨골이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국토부가 조사한 8곳의 숨골에는 어떤 구멍도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반박이 없던 국토부는 부랴부랴 숨골의 정의부터 공부하는 웃지못할 촌극을 펼쳤습니다. 학술적 정의가 없더라도 지역주민들이 ‘숨골’이라고 부르는 곳의 특징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형태야 어떻든 빗물이 땅속으로 빠지는 곳입니다. 지역주민들은 하천이 없는 지역적 특징때문에 숨골이 없으면 농사가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숨골에 정의는 별도로 내릴 이유가 없었습니다. 숨골은 학술적으로 정의된 용어가 아니며, 지역주민들이 숨골이라 부르는 곳을 찾아 확인하고 공항이 들어설 수 있는 지역인지 판단하면 될 일이었습니다.

# 인공숨골? 보전가치 제시하라고 했는데, 훼손 구실 찾는 국토부

그러나, 국토부는 지역주민들과 비상도민회의가 숨골을 공동조사하자는 제안조차 무시하고, 드론을 띄워 라이다 측량하고, 드론에 열감지 카메라를 매달아 찍는 등 부산을 떨어 153개의 숨골을 발견하였다고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에 밝혔습니다. 환경부는 당초에는 8개 밖에 없다던 숨골을 153개 발견하였다는 국토부에 대해, 숨골을 보전가치는 무엇이고, 숨골을 되메우기로 파괴하면 지하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검토하라고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국토부는 숨골을 분류하기 위해 평가표 양식을 만들어 제시하였고, 숨골의 여러 평가기준을 만들어 등급을 매기려하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하려는 것은 숨골의 보존가치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등급으로 쪼개어 가치를 평가절하하여 없애도 되는 정당성을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숨골의 보전가치를 제시하려고 했다면, 먼저 숨골이 어느 정도 지하수 함양에 기여하고 있는지, 숨골을 막으면 유역 내에 어떠한 변화가 예상되는지 먼저 기술해야 합니다.

# 구멍의 크기가 여전히 중요하다?

국토부는 여전히 숨골의 입구 구멍의 크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숨골을 평가한다는 평가표에도 구멍의 크기가 20cm 이상인지 체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구멍의 크기는 지하수 함양량과 무관합니다. 지형과 지질의 특성에 따라 함양량이 결정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구멍의 크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과거 ‘송아지가 빠질 만한 구멍’에 집착하고 있고, 그 이면에는 나머지는 보전가치가 없다는 억지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가치폄하의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가치폄하 시도는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인공숨골과 자연숨골을 나누는 것입니다. 당연히 인공숨골은 보전가치가 낮다는 결론으로 이어가려는 의도입니다. 숨골을 찾다보면 농부들이 물이 잘 빠지도록 숨골까지 고랑을 판 곳이 종종 눈에 띕니다. 또는 물이 빠지는 곳 주변에 물이 담겨있다가 천천히 빠지도록 숨골 주변을 파놓은 곳도 있습니다. 국토부는 이런 곳을 인공숨골이라 규정하고 가치를 폄하하고 있습니다. 물이 빠질 곳이 없는데, 도랑을 만들거나 구덩이를 팔 리가 없습니다. 인공과 자연의 구분을 도대체 왜 하는지 국토부에 묻습니다.

# 지하수 영향이 핵심인데 유역부터 축소, 예정지 서부의 절토면은 거대한 지하수댐

또한, 공항을 만든다고 예정지 내의 숨골을 모두 메워서 막아 버리면, 하천이 없어 지하로 물이 흐르는 이 지역에 큰 변화가 생깁니다. 성산읍 지역은 전체적으로 서고동저, 북고남저의 지형으로 제2공항이 생기면 지하에 거대한 지하댐이 생기는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숨골을 메우면 나타나는 유역의 지하수 흐름 변화 등 영향을 검토하라고 하였지만 국토부는 지하수 유역을 매우 축소하여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지하수 흐름을 막음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예정지 서쪽의 재해에 대해서는 전혀 평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2공항 예정지는 동서의 고도 차이가 최대 40미터에 달해 서쪽으로는 최대 20미터 정도의 절토(흙을 깎아냄)면, 동쪽으로는 최대 20미터 정도의 성토(흙을 쌓음)면이 생깁니다. 이때 서쪽의 절토면은 제주공항의 도두동 입구처럼 토벽이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지하의 지하수 흐름이 막혀, 한꺼번에 비가 많이 내릴 경우 북서쪽에서 동남쪽으로 흐르던 지하수가 막혀 예정지 서쪽의 광범위한 농지에 빗물이 역류하여 심각한 재해를 초래할 것이 예상됩니다.

# 매연과 분진으로 오염된 물로 지하수 함양?

국토부는 공항으로 숨골이 메워지는 경우, 지하수 함양이 안되기 때문에 인공으로 함양하겠다고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제주 동쪽 지역은 지하수 염분 침투 현상이 심각하여 해안에서 8km 떨어진 내륙의 지하수 관정에서도 염분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만약, 지하수 함양을 막으면 바닷물이 역으로 지하수층으로 밀고 들어와 지하수의 부족 현상 뿐 아니라, 사용이 불가한 상태로 변할 것입니다. 더구나, 국토부는 숨골을 없애는 대신 지하수의 인공함양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항공기의 매연과 타이어의 분진 등 각종 오염물질이 섞여 있는 빗물을 인공함양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모래와 자갈로 걸러 지하에 함양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오염에 대한 우려는 전혀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국토부가 환경부로 반려 사유로 제시된 내용에 대한 보완은 근본적으로 숨골의 되메우기로 인한 영향을 살펴보고 숨골의 보전가치를 살피기보다는 숨골의 보전가치를 폄하하고, 지하수에 대한 영향을 축소하는데 급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략환경영향평가의 본래의 취지인 엄밀한 입지 평가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거짓 부실 보완에 대해 협의를 한 환경부의 심각한 직무유기를 지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홍영철 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010-8299-4416)
이영웅 비상도민회의 공동집행위원장(010-4699-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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