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5-06 21:49 (월)
[문상금의 시방목지](55) 흰 동백
[문상금의 시방목지](55) 흰 동백
  • 문상금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2.01.17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톡 톡, 흰 눈이 꽃으로 내려앉는다, 톡 톡 톡, 그 곁에서 조용히 읽어보는 편지 한 구절’
 

흰 동백
 

문 상 금
 

내보일 수 없어
더 소중한

그대 편지
한 구절

읽다가
울다가
돌아눕는 바다

물새 떼
같은

흰 뼈가
사무쳐

쓸쓸히
다 저무는
내 젊음의 바다
 

-제5시집 「첫사랑」에 수록
 

문상금 시인
▲ 문상금 시인 ⓒ뉴스라인제주

서귀포에는
수평선만 있는 줄 알았더니,
겨울 길거리에 동백꽃송이
톡 톡

서귀포에는
겨울이 왜 이리 따스한지,
동백꽃송이 고운 불빛들이
밤낮 대답하고

아아,
서귀포에는
절벽마다 그리움 기둥들이 많아,
볼 붉힌 동백들이
이토록 피어난다고

톡 톡 톡

섭섭함이 다(多)하여 흰 눈으로 내리라 하면
제일 먼저 너의 방 창가를 흩날리다
마당으로 떨어져 소복하게 쌓이고 싶다.

흰 동백 사이로 파도가 몰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날이면
나는 깊게 파묻어둔 편지를 꺼내어 읽다가 울다가
석양의 바다처럼 스르르 돌아눕곤 하였다.

이 세상은 흰 뼈가 사무쳐
잠을 설치는 쓸쓸함의 바다이다.

[글 문상금 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5길 16, 수연빌딩 103호(지층)
  • 대표전화 : 064-745-5670
  • 팩스 : 064-748-5670
  • 긴급 : 010-3698-088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보기
  • 사업자등록번호 : 616-28-27429
  • 등록번호 : 제주 아 01031
  • 등록일 : 2011-09-16
  • 창간일 : 2011-09-22
  • 법인명 : 뉴스라인제주
  • 제호 : 뉴스라인제주
  • 발행인 : 양대영
  • 편집인 : 양대영
  • 뉴스라인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라인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newsline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