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영주일보가 일상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리하고 독창적인 시인의 오감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세상의 모습. 시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옭아내어지고 있는지를 음미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영주일보는 ‘탐나국시’ 코너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사쿠라여인숙
-김병심-
입안에서 커지고 단단해지는 맛
젤리 같거나 날개를 가지기 전의 흰자 같은 맛
분홍의 감칠맛 쪽으로
혓바늘이 돋는다
예민한 입술과 입술의 대화
애무만으로 나누는 솔직한 대담
젖물이 목을 타고 내려오면, 눈물
겨워 독립인간이 될 수 있으니까
사막이거나 얼음이었거나 내가 핀다
고목 곁에서도
가로등 그늘에서
차 안에서
화장실에서
겨를 없이 꽃으로 터진다
내가 꽃이라서
꽃이 되는 입술로 대화를 하고 있는 순간이란
말랑말랑한 당신이 보채는 밤,
단단해진 밀어로 치고받는 깊은 맛에 닿으면
식물이었던 당신이 비로소 퇴화된 홀씨 하나로 남아
내 자궁 속의 수컷이라는 날개
첫사랑인양 이미 쓰러져버린 칼잡이거나
꽃을 위해 할복을 기다리는 눈먼 사무라이여
참지 못한 수컷의 발열이 분홍을 밀어내면
구멍마다 소문이 피어난다
봄날의 입맛이 다시 돌아왔으니 내가 핀다
내 자궁을 엿본 자의 목을 벨 시간이다
-한 편의 메이드 인 재팬 포르노그라피가 피어난다.
꽃은 기꺼이 입을 벌려 벌을 불러 들인다.
매운 눈매의 팜므파탈을 떠올린다.
교미 중 숫사마귀를 먹어치우는 암사마귀의 오르가즘.
섬뜩한 절정을 엿본다.
거참, 점쟎은 독자를 이내 peeping Tom으로 만들어 버린다.
헛! 헛! [글 양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