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운 시인
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영주일보가 일상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리하고 독창적인 시인의 오감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세상의 모습. 시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옭아내어지고 있는지를 음미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영주일보는 ‘탐나국시’ 코너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저승에서 이승의 나를 목격하다
-김태운-
흑백 풍경들이 스르륵 지나갑니다
아차!하는 순간,
필름이 뚝,
끊깁니다
이승의 바퀴가 휘익 스쳐가는 찰나,
지지직거리는 스크린에서
내가 비쳤습니다
쭈욱 찢어발긴 황색실선에서
황천행 스키드마크에서
제 흔적을 태운
유성처럼
-스키드 마크는 노면에 타이어가 끌려 미끄러진 자국이다.
마찰력에 의해 열이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흔적이다.
황천행 티켓이 눈 앞에서 번쩍인다.
손바닥 뒤집기 같은 생사의 엇갈림.
저승에서 보면 이승 또한 까마득할 터,
우리는 그 거리에 서 있다. [글 양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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