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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기부양' 혹은 '균형재정'…길잃은 박재완號
[기자수첩] '경기부양' 혹은 '균형재정'…길잃은 박재완號
  • 나기자
  • news@nagiza.com
  • 승인 2011.11.21 0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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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자 기자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정정책 기조를 '완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2013년 조기 균형재정' 달성을 목표로 허리띠를 졸라맸던 기획재정부는 '균형재정'과 '경기부양'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실제 재정부는 최근 각 부처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연말 재정집행률을 높이라고 독려하는 등 '미니 경기부양'에 나서는 모습이다.

급기야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급격한 경기 침체가 오면 내수를 부양하기 위한 추경예산 편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추경 계획은 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셈이다.

이에 대해 국회 예결위 관계자는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균형재정을 앞당기겠다면서 공공연히 '추경'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정부가 균형재정 시기를 2013년으로 1년 앞당긴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국세수입과 밀접한 경상 GDP 성장률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등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균형재정을 맞추다 보니 명목상 세입을 늘리려는 '꼼수'도 엿보인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세우지 못한 산업은행 등 공기업 민영화 매각대금을 미리 세외수입에 집어넣은 것이다. 공기업 매각 예산은 향후 매각이 지연되거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재정적자 확대와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내년도 세외수입에 한국은행 결산잉여금 1조4000억원을 포함시킨 것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한은 결산잉여금은 대내외 경제여건에 따라 수익과 손실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세외수입에 편성하지 않는 게 관례였다. 정부가 재정균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세입 부풀리기'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나라당 '경제통'을 자처하는 이한구 의원은 '고무줄'식 균형재정 선언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는 실천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꼼수'를 부릴 때가 아니라,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세입기반확충 마련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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