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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칼럼](146)힘든 공명선거
[현태식칼럼](146)힘든 공명선거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6.11.09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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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돈봉투를 주지 않으니 좋던 여론이 날이 갈수록 나빠졌다. 나는 반드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되고 싶은 생각을 처음부터 갖지 않고 있었으니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들어오는 정보가 며칠 지나면 완전 상황이 역전될 것이고 지금은 백중세라고 하였다. 그래도 공명선거를 하여야지 남들처럼 2만원짜리 봉투야 돌릴 수 없지 않은가. 나 아니라도 돈 살포하는 선거를 해서 나라망신 시키고 선거구민 타락시킬 사람은 많다. 오직 떨어지더라도 나는 깨끗한 선거를 해야 한다. 공명선거할 사람이 이 땅에서 나 말고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비난이나 유혹에도 견디어야 했다. 아침에 거리에서 홍보물 배포하고 출근시간 끝나면 돌아와 남 몰래 휴식을 취하고 혼자 사람을 만나러 다니다 저녁이 되면 선거운동을 나간다고 해두고 휴식을 취했다.

나를 지지하는 열성 운동원만 애먹었다. 1991년 3월 26일 투표하는 날에도 투표해두고 와서는 저녁에 푹 자버렸다. 당락에 신경쓰지 않기로 작심했다. 다른 사람은 돈을 많이 쓰니 당락에 희비가 엇갈리고 낙선되면 제정신이 아니고 집안에 곡소리가 나지만 나는 그런 걱정이나 그런 일이 생길 이유도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당선되었다는 것이었다. 연동에서는 일등이라는 것이다. 선관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았다. 당선되니 화분이 오고 축전이 오고 분위기가 바뀌었다. 집에서 운동하느라 수고한 분을 모셔 식사대접을 하고 고마운 인사를 하였다.

기자가 전화로 당선소감을 물었다. 나는 “이 나라에서 최초로 공명선가한 제1호 당선자이니 선거역사를 새로 써야 하고 이 나라에 그래도 단 한 명 공명선거한 사람 있으니 세계에서 우리나라를 100% 부정선거 했다고는 말 못할 것이다” 했더니 기자는 별 말 없이 전화를 끊고 기사화 해주지도 않았다. 공명선거에 대하여는 흥미가 없었던 모양이다.

우리나라가 선진정치국으로 발돋움하려면 정직한 정치, 깨끗한 정치가 있어야 하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공명한 선거가 필수적이다. 타락하고 불공정한 선거에서는 늘 타락하고 부정직한 사람이 피선되며 이런 사람이 하는 정치는 국민을 위한 정치보다 사리사욕을 채우는 타락한 정치 밖에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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