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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 시인, 두 번째 시집 《도레미파솔라시도》발간
이종근 시인, 두 번째 시집 《도레미파솔라시도》발간
  • 서보기 기자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3.10.2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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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즘의 깊이와 삭힘의 실학(實學)’의 시로 승화시켜
전국을 기행 하며 쓴 시를 모두 4부 67편으로 모아 엮어내
시집『도레미파솔라시도』표지
▲ 시집『도레미파솔라시도』표지 ⓒ뉴스라인제주
이종근 시인
▲ 이종근 시인 ⓒ뉴스라인제주

이종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도레미파솔라시도』가 발간됐다.

이번 시집은 제1부 「흑석동 연가」, 제2부 「천안종합터미널」, 제3부 「폐역에서 기다리다-서도역에서」, 제4부「서면과 모더니즘과 나」 등 67편으로 갈무리하여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

이종근 시인은 그가 언급한 ‘시인의 말’에서 고향에서 기초의원으로 풀뿌리 정치를 하다가 물러난 뒤, “전국의 낯선 곳을 두루두루 찾아 생경한 언어로 나열된 방랑의 길이지만, 호흡이 가빠지는 순간까지 격정의 투혼으로 시대를 써나갈 요량”이라며 “이제 정치인의 길이 아닌 또 다른, 시인의 길에서 다시 꿈틀거리듯 서툰 발걸음을 내딛는다.”라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이종근의 신작 시집『도레미파솔라시도』는 음계는 낮고 처연하며 울음의 그늘진 자리에서 소리를 낸다. 일곱 빛깔 무지개의 호기심 어린 아름다움처럼, 여덟 자리의 고조되는 음률은 고독한 인생사의 다양한 면모를 담아내고 있다.

서로 다른 목소리의 조화와 균형, 화합과 통일을 추구하는 시인 이종근. 달리 말해, 현실 묘사의 미메시스를 넘어 미적 승화의 리얼리즘 그 작법 철학의 진경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것이 여타의 현실 비판성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그만의 ‘문학적 개성’이다.

부조리와 불합리로 끓어오르는 현실 세계를 그대로 뒤집어쓴들, 평화는 도래하지 않고 작품의 구성 수준도 낙후되기 마련이다. 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민망한 규탄과 무망한 선언으로 끝나버린 무수한 시편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상징과 운율, 서사와 충격 그 길고 긴 미학적 질감의 세계 속에서 시는 현실과 반목하지 않으면서 현실의 문제점을 갈파해 나간다. 소설이나 희곡과 다른, 문학예술의 고봉인 시만의 강점이다. 이 특수성을 이종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신념을 상상과 버무려 빚어내고, 남루한 현실에 희망의 반전을 투영시킨다. 쓰라린 상처를 자극하는 현실이어도, 영혼을 울리는 감동과 여운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시인이 세계를 끌어안고 화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이다.

신승민 문학평론가는 “종결어미에 의미를 부여하는 실험적 작법으로 제주도의 풍광과 정취, 화자의 쓸쓸한 정서를 표현한 표제작 ‘도레미파솔라시도’. 최종의 높은음자리인 ‘도’는 공간 배경인 ‘섬 도(島)’자이자, 화자의 방랑길을 상징하는 ‘길 도(道)’, 서귀포 너머로 생의 질곡을 건너가는 ‘건널 도(渡)’가 아닐까.”며 “중의적 시어에 멜로디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드는 이번 표제작은 공감각적 심상(心像)과 독자와의 교감을 모두 견인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근 시인은 제1회 《서귀포문학작품공모전》 당선, 제2회《박종철문학》 최우수상, 제3회 『우리는통일일세대-평화이음공모전』우수상 등 다수 시(詩) 창작공모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작품감상]

도레미파솔라시도

 

그리워도
떠난 배 돌아오지 않는 길 건너 올레
섬의 파도처럼 부서져 넘치는 나의 백치미
그대가 너무 보고파
목소리를 내어 불러봤지만 바람만 솔솔
성난 오름처럼 사랑은 야속하더라
귀여운 나의 섬 나의 색시

(제주도 건너)

도레미파솔라시도

밀려오다가 쓸려가는 파도
바람이 오가는 바람의 길 너머 올레
섬섬하게 이는 섬의 미
새 찬 돌멩이 속 마냥 텅 빈 가슴만 아파
애달픈 사랑은 속절없는 그리움만 솔솔
물여울 잔잔한 너른 바다를 내어라
깊은숨 들이마시고 불러보는 나의 노래 나의 시

(서귀포 너머)

도레미파솔라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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