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대선 캠페인 웹사이트가 개설됨과 동시에 테러를 당했다.
푸틴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대선 공약 홍보창구로 활용하기 위한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웹사이트를 개설한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푸틴 총리의 퇴진과 대선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홍수처럼 쏟아졌다.
스베틀라나 소로키나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푸틴, 당신이 러시아를 혁명으로 끌고 가고 싶지 않다면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라"며 "대선 후보에서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는 메시지를 게시했다.
또 다른 네티즌 안드레이 안틴넨코는 "제발 정계에서 물러나라"며 "권력은 마약과 같다"고 남겼다.
한 네티즌은 "12년이면 충분하다. 푸틴이 할 수 있는 건 이미 다 했다"며 "그가 이끄는 러시아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홈페이지에는 이와 유사한 글들로 도배됐고 네티즌들은 이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으로 옮기며 퍼뜨렸다. 일부 유명 정치블로거들과 기자들은 이 웹사이트의 화면을 그대로 찍어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이트를 개설한 지 수 시간 뒤 앞서 게재됐던 푸틴 비방글이 삭제되거나 홈페이지 접속이 차단되면서 비난은 더욱 증폭됐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실 공보실장은 "캠페인 웹사이트가 해커들의 희생양이 됐다"며 "반(反)푸틴 메시지는 모두 스팸 메시지로 간주, 삭제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실장은 "홈페이지에 게시된 비방글은 아이들이 하는 컴퓨터 게임과 다를 바 없다"며 "건설적인 글이 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이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푸틴 총리가 3월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후보 TV 토론회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총리는 이에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만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