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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산 시인, ‘자서전을 덧붙여 고쳐 쓴 詩全集(1-4권)’ 발간
윤석산 시인, ‘자서전을 덧붙여 고쳐 쓴 詩全集(1-4권)’ 발간
  • 유태복 기자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0.03.17 17: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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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시집 『아세아의 풀꽃(1977),
제2시집 『벽 속의 산책』(1985),
제3집 『말(言)의 오두막집에서』(1992),
제4집 『나는 왜 비속에 날뛰는 저 바다를 언제나 바다라고만 부르는 걸까』(1994)
윤석산 시인
▲ 윤석산 시인 @뉴스라인제주

윤석산(74, 尹石山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시인이 올 3월 초 ‘제주 원로 문화예술 지원사업’ 기금을 받아 <시와 실천>에서 펴낸 시전집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 시인은 2009년에 뇌수막종 수술을 하고, 2014년에는 후두암으로 성대를 절제하고, 2017년에 만성 백혈병에 걸린 70대 중반의 노시인이 펴냈기 때문만이 아니다.

종래의 전집들은 장르별로 나누어 묶는 것이 관례이나, 그 동안 펴낸 각 권의 시집 말미에 그 작품들을 쓰던 시절의 ‘자서전’과 ‘나의 시 나의 의도’라는 창작 의도를 덧붙여 펴내 언제 어떤 의도로 썼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만들고, 현대적 감각에 알맞게 고쳐 쓰고, 독자들을 존중하기 위해 ‘구어체(口語體)’와 ‘경어체’을 써서 누구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전집을 읽는 동안 문학의 초보자들은 어떻게 쓰고 고칠까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고, 문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1970년대부터 우리 시문학의 변천 과정과 남은 과제를 짐작할 수 있고, 일반 독자들은 ‘문학과 인생은 거기 어디 있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과정’을 새삼스레게 깨닫게 만들 뿐만 아니라, 남을 존중하는 태도가 어떤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가를 짐작하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펴낸 전집은 전체 8궐 가운데, ▲제1 시집 『아세아의 풀꽃(1977), ▲제2시집 『벽 속의 산책』(1985), ▲제3집 『말(言)의 오두막집에서』(1992), ▲제4집 『나는 왜 비속에 날뛰는 저 바다를 언제나 바다라고만 부르는 걸까』(1994)로서, 첫 질에 해당한다. 시인의 말에 의하면 오는 여름에 펴낼 작정이라고 한다.

첫시집의 경우는 전 대한민국예술원 부원장과 «현대문학» 주간이었던 김윤성 선생의 ‘원대한 구조를 숨긴 연작시’라는 서문으로 시작해서, ‘접목기(接木記)’, ‘자승(自乘)’, ‘증거(證據)’ 3부로 이뤄졌고, 동국대학교 교수, 문화예술대학원장 겸 예술대학장인 홍신선 시인의 해설로 이뤄졌다. 그리고, 문학적 자서전으로는 소년시절까지 「상징적 동화 몇 점」과 청년시절을 다룬 「돈키호테식 꿈꾸기」가 덧붙어 있다.

제주도를 제재로 삼은 작품들은 제3시집부터 등장하지만, 한꺼번에 각 시집의 다 소개하기 어려워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그의 주된 테마 가운데 하나인 사랑을 제재로 쓴 작품 「접목」을 소개하고 다음 기회로 미룬다.

윤석산의 ‘자서전을 덧붙여 고쳐 쓴 詩全集(1-4권)’, 펴낸 곳: 도서출판 시와 실천, 펴낸이: 장한라, 엮은이: 이어산, 값 각 10,000원.
▲ 윤석산의 시집 ‘자서전을 덧붙여 고쳐 쓴 詩全集(1-4권)’, 펴낸 곳 : 도서출판 시와 실천, 펴낸이 : 장한라, 엮은이 : 이어산, 값 각 10,000원. @뉴스라인제주

 ‘접목’

 

봄날, 접목된 가지

파르스름하게 돋는 새순은

애초 그 진통을 생각케 하는

내 여인의

눈언저리

마알간 웃음꽃입니다.

엽맥마다 눈부신 비늘을 털고

화안한 공간을 열어가며

흔들리는 꽃잎의 리듬과

달랑거리는 말방울 소리와 청사초롱

그렇게 아름다운 말씀의 행렬이 있지만

꽃잎 진 자리

터지는 합창

열매 맺히는…….

푸른 순수가

안개처럼 내리는 봄날

햇살 속 해살대며

새순 돋음을 보면

과피(果皮) 벗길 은빛 과도와

대목 도리던 아픈 웃음을 생각케 합니다.

윤석산 시인의 시 ‘접목’ 전문

[작품안내] ‘접목’ 이 작품은 1972년 «시문학»지 1월호에 3인 합의 2회 추천제에 의해 초회 추천을 받은 작품으로, 50년이 지난 지금에 읽어도 결코 낡게 느껴지지 않는다.

윤석산의 ‘자서전을 덧붙여 고쳐 쓴 詩全集(1-4권)’, 펴낸 곳: 도서출판 시와 실천, 펴낸이: 장한라, 엮은이: 이어산, 값 각 10,000원.
▲ 윤석산의 시집 ‘자서전을 덧붙여 고쳐 쓴 詩全集(1-4권)’, 펴낸 곳 : 도서출판 시와 실천, 펴낸이 : 장한라, 엮은이 : 이어산, 값 각 10,000원. @뉴스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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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니얼 2020-03-18 08:17:56
힘 든 병고를 여러 번 극복하신 줄 몰랐습니다.
창작의 고통 그리고 병실에서의 새 삶의 발견이
좋은 시를 연달아 창작하시는데 디딤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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