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희 시인
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영주일보가 일상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리하고 독창적인 시인의 오감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세상의 모습. 시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옭아내어지고 있는지를 음미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영주일보는 ‘탐나국시’ 코너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바람은 길을 묻지 않는다
-양금희-
세월이 가도
늙지 않는
바람의 나이
입이 없어도
할 말을 하고
눈이 없어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모난 것에도
긁히지 않고
부드러운 것에도
머물지 않는다
나는 언제쯤
길을 묻지 않고
지상의 구부러진 길을
달려갈 수 있을까
-바람이 길을 낸다.
돌담 사이로, 소낭 사이로 부는 바람 따라 길을 나선다.
지상의 구부러진 모든 길 위로 바람이 불어 간다.
바람은 길을 묻지 않는다. [글 양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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