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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의 산고곡심(45)]런던 기쁨 접고 새 체육 정책 마련해야…
[김운용의 산고곡심(45)]런던 기쁨 접고 새 체육 정책 마련해야…
  • 나는기자다
  • news@nagiza.com
  • 승인 2012.10.0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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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주경기장에서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다. 올림픽 오륜이 불꽃으로 빛나고 있다. 제30회 런던올림픽은 영국의 스포츠 전통과 국민의 정열적인 성원 그리고 영국 문화 조명 속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다만 스포츠 강국들이 4년, 8년 동안 노력한 방대한 투자와 훈련에서 오는 반사작용으로 패배에 대한 불만이 심판 판정 불복, 항의, 판정 번복 등이 런던올림픽에서 늘어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추세였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5개 종목에서 불이익을 당했다. 우리 선수들의 선전에 비해 대한체육회 간부들의 허둥대는 스포츠 외교력은 국민의 지탄을 받았고 아직도 쓴맛으로 남아있다. 펜싱의 신아람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축구의 박종우 경우는 아직도 미결이다. 신아람 선수가 항의를 중단하고 패자전에 나간 것이 누구의 지시였고 패자전에 지고 난 다음에 되지도 않는 은메달 요구나 소위 특별메달 수락을 누가 추진했느냐로 시끄럽더니 나중에 체육회장 지시로 밝혀진 것이나, 박종우 선수 사례의 경우 일본축구협회에 사과편지를 보낸 것도 결국 체육회 지시로 알려져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이 많은 비난을 받았다. 체육회도 나름대로 애는 썼지만 국민들과 선수들의 눈에는 아쉬움을 남긴 일이었다.

세계는 이제 막대한 경제력을 가지고 상당한 투자를 한 강국들이 아니면 올림픽 경기를 유치할 수도 없고 국력의 바로미터(청우계)라고 하는 메달도 따기가 힘들게 됐다. 오늘날의 올림픽은 비대해지고 아마추어와 프로 구분도 없이 상업화된 것이 현실이다. 어느 나라든지 올림픽이 끝나면 그것을 기점으로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고 체육정책 전반 즉, 자기 나라 체육이 갈 길을 재조명한다. 이제는 스포츠가 모든 분야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상당한 영향을 주는 긍정적인 사회운동이 되어 더 그렇다.

우리나라도 런던올림픽의 기쁨은 이제 접어두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향해 준비하고 체육 전반에 대해 새로운 정책을 설정해야겠다. 금메달 종목은 그 나름대로 강화 육성하고 금메달은 못 땄지만 메달을 딸 가능성이 있는 종목은 거기에 맞추어 강화하고 리듬체조처럼 장래성 있는 종목은 중점 종목으로 훈련과 지원을 해야겠다. 동계종목도 마찬가지다. 국제정보에 밝아야 하고 과학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제는 옛날처럼 체력이 좋다든가 소질이 있다든가만 갖고는 메달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 우리의 펜싱이 얼마나 연습을 했는가? 오늘날과 같은 일본 '나데시코(Nadesico· '패랭이꽃'을 뜻하며 일본여자축구대표팀 애칭) 여자축구가 있기까지의 그 과정도 본보기다. 서양의 체력과 스피드를 기본과 조직, 연습으로 극복한 것이다. 그리고 경제 발전과 함께 발전한 올림픽 이외의 종목에서의 우리 선수의 활약과 세계 제패를 잊어서는 안 된다. 야구 그리고 여자 골프의 신지애, 유소연, 최나연, 박인비, 박세리 등 자력으로 한 국위선양과 외화벌이에 세계가 놀란다.

21세기 청소년 체육정책을 책임지는 부서가 필요할 때가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청소년 체육부가 독립하고 대한체육회를 비롯해 각 경기단체의 인적 구성과 지원 육성체계도 재조명할 때가 왔다. 경기단체장에 재벌이나 재벌2세 또는 정치인이 너무 많이 포진하고 있다. 그런 선진국은 없다. 국민세금으로 움직이는 체육단체가 파벌형성의 악순환에 휩싸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2013년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올림픽종목 잔류문제가 거론되는 세계태권도연맹과 국기원도 마찬가지다. 26개 종목 중에서 1개 종목을 퇴출시키고 1개 종목을 넣기로 돼 있어 가라데, 우슈, 스쿼시, 야구, 소프트볼이 대기중이다. 런던올림픽에서 태권도 경기 8체급 중 우리나라는 1체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를 두고 잘 되었다고 하는 것은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태권도는 8체급 중에 최대 4체급(남자 2체급, 여자 2체급)만 출전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러한 장치를 해놓고 들어간 것이다. 태권도의 공식어를 한국어에서 영어로 바꾸고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지 못할바에야 올림픽에 넣을 명분이 없었다. 종목 채택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나라 태권도로서는 메달 따는 것도 중요하다. 배드민턴, 탁구, 다이빙을 중국이 독식하고 한국이 여자양궁을 독식한다고 올림픽 종목에서 빠지지 않는다. 들어갈 때는 정치외교력으로 들어갔다. IOC가 지적한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세계태권도연맹의 국제화, 경기규정과 전자호구의 발전, IOC윤리위원회 지적사항 교정, 1개 종목 2개 연맹 즉 북한 주도의 ITF(국제태권도연맹)와의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한다.

원래 체육부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무(無)에서 시작해 준비했어야 할 때에 창설되었으나 서울올림픽 성공으로 임무 완료한 상태에서 문민정부에 의해 폐지되었다. 지금은 문화부 산하의 체육국에서 체육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문화부는 문화, 언론, 관광, 종교, 영화, 예술, 종교, 문화재, 해외문화원 등 광범위한 분야를 담당하고 있고 체육을 모르는 문외한이 체육을 맡아 관료주의적 방대한 투자로 체육진흥을 담당한다.

이제는 21세기에 맞게 체육과 교육, 복지, 장애자 체육, 청소년 문제까지 방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업무를 관리 조정해야 할 시대가 왔다. 동계종목을 포함한 엘리트체육, 학교체육, 생활체육이 골고루 적절한 예산 투입이 돼 발전되어야 한다. 체육회의 예산이 1350억원인데 그중 체육회 자체분은 100억원이고 410억원이 국고(국민세금), 790억원이 스포츠 휘장권을 독점시켜 발생한 1988서울올림픽 잉여금 3000억원에서 시작한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지원된다. 그중 350억원이 태릉선수촌에 투입돼 국가상비군과 후보까지 1년 내내 훈련시키는 비용으로 나간다. 국제대회와 국제회의 참가경비도 각 종목 국제연맹이나 국고 부담이 많다. 올림픽은 IOC 몫이다. 1988년 이후 방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정부에 감사할 따름이다.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것은 20세이지만 인생은 80년이다. 선수의 학업 권장은 물론 후배 육성과 사회 환원의 길까지 유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학교체육이 쇠퇴한 것은 세상이 아는 일이다. '체력은 국력'은 놓아두더라도 쿠베르탱(Coubertin)의 올림픽 발상을 영국 럭비(Rugby)고교의 스포츠를 통한 인생의 페어플레이와 신사도, 규칙 준수, 목표 달성, 지도력 함양 등에서 의의를 찾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학교 폭력을 잠재우는 길의 하나가 스포츠를 통한 인성교육이다. 스포츠를 통해 스포츠 룰 준수 뿐만아니라 인생의 다른 룰 준수도 배우는 것이다. 또한 엘리트 스포츠도 중요하지만 이는 생활 스포츠에 바탕을 둔다. 복지국가를 건설하고 고령자 사회 도래와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에 대비하는 일도 복지국가 건설의 중요한 대목이다.

 


 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연금증서 수여 및 핸드 프린팅에서 주요 내빈과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만 한쪽으로는 인재 육성을 내걸면서 한쪽으로 문화부 고위관리가 빙빙 돌아가면서 각 경기조직위원회를 교대로 돌아다닌다든가 산하단체에 내려가는 모습도 국가 백년대계를 보아 지양해야 하겠다. 지금까지 내세운 인재육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연간 체육회 예산 1350억원 중 1250억원이 납세자의 호주머니에서 나가고 해외 파견비도 모두 IOC나 국고에서 충당되고 선수촌에서 국고로 상비군과 후보가 일년 내내 훈련하는 과정에서 체육단체의 장을 정치인이나 사업에 바쁜 대기업의 장이 맡는 시절도 1980년대까지였지 이제는 안 맞는 것 같다. 체육에 전념하고 비전을 갖게 된 지도자와 일시적으로 자리를 맡아 파벌 조성을 조장하는 외부 체육 문외한은 구별된다. 이제는 기업인이 투자하는 정도로는 세계 경쟁에 못 이긴다. 뒤에서 도와주는 것은 고마운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지 떠날 사람, 횡령, 배임, 탈세 등으로 중죄를 저지르고 사업에 종사할 경제 민주화의 대상들이 앉아서 올림픽 메달 28개가 자기들 덕인 양 당치도 않게 언론사를 동원하고 법석을 떠는 것도 지양해야 할 때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정부와 체육진흥공단의 재정 투입이 얼마나 되었을까? 올림픽 무대에서 영국은 국가를 대표하는 긍지면 충분하다는 이유로 선수들에게 올림픽 포상금을 주지 않는다. 또 독일은 금·은·동에 이어 올림픽 입상 8위까지 상금을 준다. 중국, 일본 등도 국가와 체육회, 소속팀에서 준다. 한국도 1988년 서울올림픽 잉여금 3000억원과 휘장사업 독점권에서 들어오는 수입으로 금 100만원, 은 50만원, 동 30만원을 주다가 이번에 24년 만에 은 70만, 동 45만원으로 인상됐다. 1위나 노메달이나 4년간 노력한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올림픽 4위는 대단한 것이다. 여자핸드볼, 여자배구는 얼마나 값진 것인지? 장미란, 손연재는? 올림픽 8위까지의 디플로마(Diploma· 상장) 수령자까지 연금은 몰라도 상금을 주는 것도 생각할 볼 문제다.

국제스포츠 경기 유치도 실리를 따질 때가 됐다. 국제스포츠 경기를 유치함으로써 국민의 긍지, 국제화, 인재육성, 스포츠발전, 지역발전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축구, 1986·2002 아시안게임, 1999 용평동계아시안게임, 1997년 무주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1997년 부산동아시안게임,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개최하지 않은 대회가 없고 지금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4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모두들 경제효과, 고용효과 수십조원을 내건다. 그런데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를 빼고는 마케팅이 그렇게 안 되는 것이 세계적 현실이다. 올림픽도 마찬가지이지만 미국올림픽 빼고는 역대 모든 올림픽이 대회 기간 중에는 경기가 좋지만 그 다음 해에는 경기가 내려갔다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돈으로만 계산할 수는 없다. 이제는 지역(국내 지자체 등)이 마음대로 유치해 와서 지나친 투자를 위해 중앙정부의 재정 지출에 엉기는 일은 지양할 때다. 한국은 무엇이든지 다 가져가려고 한다는 국제적 조소는 받지 않아야겠다. 중앙정부는 국제경기 유치를 통제 조정하는 위원회가 있어야겠다. 독일이 2015년 U대회 예치금 2000만 유로(EURO)도 낼 필요가 없다고 유치를 포기한 것도 참고할 일이다. 물론 이미 유치해온 국제경기는 알차게 경제적으로 잘 치러야겠다. IOC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도 아프리카 대륙의 남아공으로 지목해 권장했는데도 유치 비용이 5000만 달러만 있으면 서민주택을 짓겠다면서 유치 신청을 포기한 것도 본받아야 할 일이다. 아직도 우리는 국방장비 구매, 복지정책, 고령화 사회정책, 반값등록금, 유아보육비 등 투자할 분야가 너무 많다. 새로 들어설 정부도 생각하고 국민도 고민할 때다.【런던(영국)=AP/뉴시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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