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화 시인
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영주일보가 일상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리하고 독창적인 시인의 오감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세상의 모습. 시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옭아내어지고 있는지를 음미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영주일보는 ‘탐나국시’ 코너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목련
-고희화-
겨우내 목련은
가냘픈 제 살 깍아 촛대 만들고
매운 꽃샘추위 마다 않고
촛대마다 하얀 꽃봉오리에
불 붙이면
은은한 난초의 향기
비나이다 비나이다
북망산(北邙山)가신
우리 어머니 아버지
극락왕생 비옵니다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닳고 닳은 목련 꽃 잎
뚝
뚝
떨어진다
-목련은 겨우내 제 살 깍아 촛대를 만든다.
뜨겁고 흰 촛불이 타오른다.
봄비 속에 꺼지는 촛불의 향기가
내 가슴 속에 타오른다. [글 양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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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을 드러낸 그대의 눈부심
무엇이 두려우랴
희망을 속삭이는데
아픈 세상을 바라보며
뚝 뚝 떨어지는 눈물
불같이 타오르는 연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