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5-08 18:30 (수)
[탐나국시](45) 솟갱이 여자삼촌
[탐나국시](45) 솟갱이 여자삼촌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0.01.16 11: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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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용 시인/수필가

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영주일보가 일상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리하고 독창적인 시인의 오감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세상의 모습. 시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옭아내어지고 있는지를 음미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영주일보는 ‘탐나국시’ 코너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현태용 시인/수필가
▲ 현태용 시인/수필가 @뉴스라인제주

솟갱이 여자삼촌

-현태용-

“솟갱이* 내렴져게 솟갱이 내렴져”
오늘도 여자삼촌은
혼자서 중얼거린다

둥지를 틀었던 초가에 불이 훨훨 타올랐다
순사들이 솟갱이로 질러버렸다
그리고는 남편을 죽여버렸다
웃드르 조용한 마을
어음리에는 이렇게 4.3이 시작되었다

4월!
반백년이 지났지만 어음리에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65년을 홀로 사시는 여자삼촌은
연초록의 봄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오늘도 순결한 미소로 ‘솟갱이’를 읊고 있다
 

* 횃불의 제주어

 

-팍팍한 섬살이 온몸으로 헤쳐나가는 씩씩한 삼촌들 있다.
그러나 슬프고 괴로운 4.3의 기억을 다 지우지 못한
웃드르 어음리 여자삼촌,
벌겅하게 타들어가는 한라산을 보며 오늘도 중얼거린다.
“솟갱이 내렴져게 솟갱이 내렴져” [글 양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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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설비 2020-01-17 11:24:09
그런 비극이 다시는 없게 해야합니다. 그러기위해선 보북의 증오가 아닌 용서의 관용을 베풀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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