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에 이어 태풍까지…"
전남 여수시 양식어민들이 최근 적조에 이은 초대형 태풍 '볼라벤'으로 해상가두리 양식장 피해가 예상되면서 적지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28일 여수시와 양식어가에 따르면 화정면과 남면 일대 59곳 192㏊의 해상양식장 등에서 우럭, 넙치, 돔 등 1억2000여 미를 양식 하고 있다.
양식 어가들은 내수면 양식장에서도 47만2000여 미를 양식 하고 있지만, 대부분 해상가두리양식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28일 초속 40여m의 강풍과 집채만 한 파도를 몰고와 여수 앞바다를 집어 삼킨 태풍 '볼라벤' 앞에서 어민들의 해상가두리 양식장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태풍이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십 만미의 물고기가 들어 있는 해상가두리 양식장을 다른 곳으로 피신 시킬수도 없을 뿐 만 아니라 태풍으로 부터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더더욱 어민들은 태풍이 내습하자 해상가두리를 떠나 육지로 피신하면서도 풍랑주의보 해제 등 바다가 잔잔해 질 때까지는 양식장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태풍의 잔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위험천만한 바닷길을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볼라벤'이 한반도에 상륙하기 한참 전인 지난 13일 화정면 백야리 신모(57)씨와 김모(57)씨의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키우고 있던 줄돔 각각 18만 미와 6만 미 등 총24만 미가 적조 발생에 따라 집단 폐사했다.
신씨와 김씨는 백야리 앞 해상에 각각 0.5㏊씩, 모두 1㏊의 해상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폐사한 줄돔은 마리당 150∼180g으로 출하를 불과 한 달가량 앞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또 5일 돌산읍 두문포의 육상 수조식 양식장에서도 돔 8만6000여 미가 집단 폐사하면서 적조가 원인으로 의심됐다. 당시 해역에는 9년만에 적조경보가 내려지면서 해상양식장엔 초비상이 걸렸다.
무더운 날씨와 높은 수온을 틈타 적조가 기승을 부리자 양식어민들은 각자 소형어선을 타고 여수시 방제선이 뿌린 황토를 바다에 퍼지도록 하는 등 자구적인 노력을 하면서까지 적조를 이겨보려고 했다.
하지만 적조에 뒤이어 닥친 초대형 태풍은 어민들도 어찌 할 수 없이 쳐다만 봐야 하는 존재가 됐다.
어촌계 관계자는 "적조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그나마 추석을 앞두고 수확의 기쁨을 맛보는 듯 했는데 대형 태풍이 몰아쳐 또다시 피해를 입게 됐다"며 "그나마 태풍이 남긴 파도 때문에 양식장을 찾아 가보지도 못해 안타깝다"고 고개를 저었다.
여수시관계자는 "28일 오후 태풍은 지나갔지만 해상가두리 양식장은 강풍과 높은 파도 때문에 접근이 어렵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어민들의 사정은 딱하지만 양식장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는 추후 확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여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