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기억을 넘어 평화와 인권시대를 함께 만들자"
제주특별자치도와 도의회, 제주독육청, 4.3단체 등이 제주4.3 69주년을 앞두고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국회에 제주4.3의 진정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과제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3개 기관과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등은 21일 10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제주4.3 69주년에 즈음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제주4·3은 아픔을 넘어 평화와 인권의 시대로 가기 위한 대장정을 이미 시작했다"며 "이 여정에 제주도민과 국민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비롯해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홍성수 제주4.3실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먼저, 옷깃을 여미며 4·3 영령을 추모한다"며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이 견뎌온 슬픔의 크기를 도무지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도민들과 함께 마음으로부터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4·3은 3만명이 넘는 희생자를 낳은 우리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라며 "4·3을 이야기 하는 것마저 금기시 되었던 어두운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4·3은 그 어두웠던 터널을 지나 진실과 화해의 빛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민들과 4·3유족들의 노력으로 4·3사건법 제정, 정부차원의 진상보고서 채택, 대통령의 공식 사과, 국가추념일 지정 등 4·3 해결의 중요한 열매들을 맺을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4·3은 과거사 해결과 국민통합을 위한 소중한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관홍 도의회 의장은 ""4·3 69주년을 앞두고 4·3의 남은 과제 해결과 제주미래에 책임 있는 기관과 단체장들이 함께 한 자리에 모였다"며 "이 땅 곳곳에 새겨진 비극을 함께 가슴에 새기고, 4·3 해결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열매를 올곧게 계승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신 의장은 "제주도는 4·3평화인권주간을 준비하고 도민들과 함께 4·3 69주년을 경건하기 맞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도의회는 4·3특별위원회 운영 등을 통해 4·3의 현재를 진단하고 4·3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은 "제주4·3은 우리나라 근대사의 가장 큰 아픔"이라며 "제주4·3이 그동안 걸어왔던 70년의 발걸음에는 우리사회의 빛과 그림자 모두가 어려 있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제주4·3에 대해 더욱 깊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함께 기억해 달라. 그래야 어두웠던 과거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디딤돌로 승화될 수 있다"며 "제주4·3평화공원을 비롯해서 제주 동광마을, 의귀마을, 북촌마을에 조성 된 4·3길 등 제주 곳곳에 의미가 깊은 4·3 유적지가 많다"며 "제주에 오신다면 역사의 현장을 찾아 역사의 교훈과 진정한 평화와 상생의 의미를 깊이 느끼시고 나눠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양윤경 4.3유족회장은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 제주4·3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국회에서 소중한 역할을 했지만 제주4·3의 진정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과제가 아직 많아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4·3 희생자에 대한 배·보상 문제를 비롯해서 4·3 수형인에 대한 명예회복, 4·3 행방불명인에 대한 유해발굴 등 남은 과제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다음 세대들에게 4·3의 역사를 올곧게 교육하고, 4·3의 교훈과 가치를 계승하는 일에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그러면서 "제주4·3은 아픔을 넘어 평화와 인권의 시대로 가기 위한 대장정을 이미 시작했다"며 "이 여정에 제주도민과 국민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제주4·3 69주년을 앞두고 거듭 제주4·3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자치부 주최 제주자치도 주관으로 열리는 올해 제69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은 오는 4월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4.3희생자, 유족, 도민, 학생, 4.3관련단체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