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경 유족회장 “통한의 역사에서 새로운 제주의 역사 만들자”
민간단체로 구성된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출범식이 1일 제주시 관덕정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오후 4시 ‘3·1절 제주도대회’ 70주년 기념 및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출범식과 1947년 3·1절 기념 거리굿과 출범행사로 나눠서 진행됐다.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출범식은 4·3 영령들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양성주 4.3유족회 사무처장의 경과보고, 양윤경유족회장, 김상철 4.3연구소이사장, 김영근 민주노총위원장 상임공동대표 인사말, 각 단체장의 4·3왜곡 국정교과서 완전 폐기 촉구 특별결의문 채택, 김영민 전교조 제주지부장의 출범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출범식에는 손유원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윤춘광·강경식·이상봉 도의원, 박찬욱·김두연·정문현 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양조훈 전 제주도 부지사, 오석훈 전 제주민예총 이사장, 문무병·김정기 전 4·3연구소 이사장, 유족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양윤경 4.3유족회장은 인사말에서 “70년 전 이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상상해보라. 이곳에서 엄청난 일을 함께 했는지 떠올려 보라. 한마디로 대단했다”며 “그 일로 이런 행사를 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마음이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70주년을 맞이하면서 3.1운동의 시작으로 오늘이 시작됐다”며 “ 내년의 70주년을 위해 정성을 다해 그냥 지나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되풀이 되서는 안된다”며 “65개 단체가 하나되어 위령제를 지내야한다. 제주역사의 통한의 고통을 벗어나 당당하게 산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철 4.3연구소 이사장은 “3.1절 기마병 말에 깔려 죽은 어린 소년이 관덕정 이동네에 있었다”며 “ 그 죽은 소년이 우리 형님이었다. 올망졸망한 어린 눈에 그 4.3은 아프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그리운 사람따라 이제 4.3은 한라산에서, 해안도로 바다에서 방긋웃으며 쳐다보고 있다”며 “ 진정어린 바다같은 마음으로 사랑해야만 한다. 한라산 아래, 제주 해안에서 꽃이 필 것이다. 그날을 기다리며 우리는 기억하고 꿈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근 민주노총 위원장은 “65개 단체장들의 아낌없는 협력에 감사드린다”며 “4.3 70주년의 사업이 내년에 있는 데 성공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그는 “미군정의 적폐청산, 진정한 진상조사 및 책임을 묻는 4.3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도민의 역사를 새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5시 출범식 후에는 관덕정에서 동문로터리를 거쳐 북초등학교를 잇는 거리행진도 이어졌다.
한편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지난 27일 현재 4·3 관련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 6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100여 참여단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지난 2월 23일 2차 대표자회의를 통해 기본 조직 구성도 마무리했다.
참가단체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게 되며 상임공동대표로는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김상철 제주4·3연구소 이사장,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대표,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 김영순 제주여민회 공동대표, 김영근 민주노총 제주본부장, 박찬식 육지사는 제주사름 대표, 김종민 전 4·3위원회 전문위원, 마희주 한라대학교 총학생회장, 양성완 노무현재단제주위원회 상임대표가 각각 맡기로 했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2017년 상반기 주요사업 계획을 확정했으며 2017년 하반기와 2018년 주요사업은 추후 논의키로 했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 4·3 관련 대선 정책제안 ▲ 4·3 수형인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제주4·3평화기행 ▲청년들과 함께하는 ‘힙합’으로 기억하는 제주 4·3 역사 기행을 비롯해 제주4·3 왜곡사례 접수 창구 개설 및 대응사업도 4·3 범국민위 구성과 함께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또 상징적인 4·3 유적지에 대한 복원 및 행사를 진행하며, ‘4·3과 여성’에 대한 학술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제주특별자치도, 도의회, 도교육청, 제주4·3평화재단과 공동으로 가칭 ‘제주 4·3 69주기 추모 및 평화인권 주간' 운영도 제안키로 했다.
제주4·3 70주년 위원회 관계자는 “제주4·3의 도화선이 됐던 1947년 3·1절 기념행사의 의미를 담았으며 출범식을 시작으로 4·3 70주년 준비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4월 8일 서울에서 4·3 범국민위원회 결성을 목표로 전국적인 단체들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출범식이 진행된 관덕정은 제주4.3의 도화선이 된 3·1절 기념 시위 사건이 발생한 장소로 1947년 3월1일 당시 제주북국민학교에서 관덕정으로 가는 도로 모퉁이에서 어린이가 기마대의 말발굽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하자 흥분한 군중과 무장경찰이 충돌해 민간인 6명이 사망했다.
▲제주4·3 70주년 위원회 참여단체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연구소, 제주민예총, 제주4·3도민연대, 오사카4·3유족회, 도쿄4・3을 생각하는 모임, 육지사는제주사름,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곶자왈사람들, 서귀포시민연대, 서귀포여성회,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주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흥사단, 제주장애인연맹DPI, 제주YMCA, 제주YWCA, 탐라자치연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본부, 제주통일청년회, (사)제주대안연구공동체, 노무현재단제주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민족문제연구소제주지부,노동자역사한내제주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제주본부, 세계섬학회, 민주수호제주연대, 진실과정의를위한제주교수네트워크, 제주민주화운동사료연구소, 전여농제주도연합회, (사)제주문화예술공동체간드락, (사)제주김대중기념사업회, 제주청년협동조합,제주평화나비, (사)제주씨네아일랜드, (사)한국작가회의제주도지회, 탐라미술인협회,탐라사진가협회, 놀이패한라산, 민요패소리왓, 전통예술공연개발원 마로, 노래세상 원, 전농 제주도연맹, 제주지역언론노동조합협의회, 한라대학교총학생회, 제주생태관광, 4·3과통일을생각하는모임, 제주특별자치도연합청년회, 제주불교청년회, 이어도청년지킴이(무순)
▲조직현황은 다음과 같다.
△명예위원장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공동집행위원장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 강호진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 △조직재정위원장 양성주 제주4.3유족회 사무처장 △정책기획위원장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정책국장 △학술위원장 조미영 제주4.3연구소 이사 △교육위원장 오승학 전교조제주지부 4.3통일위원장 △홍보위원장 현봉철 제주언론노동조합협의회 부의장 △문화예술위원장 양동규 제주민예총 사무처장 △청년위원장 김광철 제주평화나비대학생 대표, 강귀웅 제주청년협동조합 사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