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5-08 18:30 (수)
[김도경의 놀멍 걸으멍](6) 제주의 관문, 제주 교육의 산실, 문화와 역사 따라 동네 한 바퀴
[김도경의 놀멍 걸으멍](6) 제주의 관문, 제주 교육의 산실, 문화와 역사 따라 동네 한 바퀴
  • 김도경 기자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2.02.18 23: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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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용담1동 경로당을 지나 좁은 골목을 벗어났다. 도로 맞은편에는 40년 전통을 지닌 ‘제주 서문가구거리’가 있었다.

동쪽 방향으로 걸어가자 제주향교 정문이 나왔다. 하지만 닫혀있어서 제주중학교 정문을 통해 향교 안으로 들어갔다. 잘 정돈된 마당 뒤로 명륜당이 있었고, 그 뒤편에는 대성전 • 계성사가 정비사업 중이었다.

제주향교는 1971년 8월 26일 제주도유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었으며, 제주향교 대성전은 2016년 6월 13일 보물 제1902호로 지정되어 향교재단에서 소유하고 있다.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명륜당은 유학을 장학하여 인재를 양성하는 강당이었다. 원래는 막돌 기단에 전돌을 이용하여 뇌문(雷紋)을 장식한 아름다운 건물이었지만, 최근에 콘크리트로 다시 지어졌다.

행단정 옆 계단을 올라가자 공자 동상이 있었다. 후원에는 여러 그루의 장송이 선비정신을 대변하듯 서 있었다. 공자 동상은 1985년에 제주 유림들이 성금을 모아 행단정과 함께 만들었다.

안내문에 ‘행단은 공자가 제자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던 장소로 장자의 사상을 기록한 책인 「장자」의 제31편 「어부」 편에 나온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학문을 강의하던 곳을 기념하기 위하여 공자의 사당에는 대부분 은행나무를 심고 ‘행단’이라 부른다.’라고 적혀있었다.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제주향교에서 나와 부러리 동네로 가는 비룡길로 들어섰다. 예전에는 이 일대를 비룡못이 있었다고 해서 ‘비룡못 동네’라고 불렀다.

용연, 용두암에 이어 또 다른 용의 전설을 만날 수 있는 이 골목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집이나 벽돌로 된 담, 지금은 굴뚝만 높이 솟아있는 목욕탕 하던 건물, 오래된 풍경이 정겨웠다.

용이 날아가 버렸다는 이야기가 주민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비룡못 터는 소공원으로 가꾸어져 있었다.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비룡못 터에서 바닷가 방향으로 가다 보니 부러리길(부러릿질)이 나왔다. 부러리, 부러리, 부러리…. 우리말을 우리말이 아닌 듯 읊조리며 걸었다. 서문로5길 골목 사거리에 표지석이 있었다.

부러리 동네 이름은 지형이 달과 비슷한 형국 또는 달이 뜨는 모습이어서 ‘부러리’라고 불렀다는 설과 달뜨는 것이 잘 보일 만큼 높은 지대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을 간직하고 있다.

‘부러릿질’, ‘서쪽 길가’, ‘개물 동산’을 비석거리라고 한다. 비석거리에서 동북쪽 방향 골목길은 ‘구린질’과 교차하면서 ‘무근성’ 근처로 오가는 ‘병문내’의 ‘배고픈다리’로 이어진다. 이 삼각지대 길을 중심으로 형성된 동네가 ‘부러리 동네’이다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동북쪽 방향으로 걸어 내려갔다. 배고픈다리가 있었다는 표지석이 보였다. 병문천을 복개하면서 없어진 이 다리는 다리 중간에 움푹 들어간 부분이 배고픈 것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복개 도로를 따라 바닷가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자 선반수 표지석이 있었다. 병문천 하류에 솟아난 용천수로 예전에는 빨래와 목욕을 하고 식수로 사용하는 중요한 곳이었다.

과거에도 표지석이 있었는데, 병문천을 복개하면서 동한두기 쪽으로 이전했다가 2021년 원래 장소로 옮겨왔다. 물이 넘쳐 나오는 특성을 이용해 수원지로 활용하기도 하고 지금도 각 가정에 수돗물로 공급되고 있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 관심 있는 것만큼 보인다. 걸어간 만큼 보인다. 골목 마다 간직한 문화와 역사를 보고 느끼며 자부심을 갖는다. 제주 사랑이 깊어진다.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제주향교 지나 브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 제주향교 지나 부러리길 따라 배고픈다리 표지석 그리고 선반수 표지석까지 ⓒ뉴스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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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화 2022-02-19 11:39:17
브러리가 순수 우리말이군요
배고픈 다리 유래가 무지 궁금했는데
중간즈음 움푹 패여 배고픈것처럼 보여서였군요.
아날로그적 발상입니다.
옛것에 대한 향수가 나이가 더해갈수록 짙어집니다.
이즘 대구향교앞으로 배우고 싶은 것이 있어 다니고 있는데
좀 더 일찍 출발해서 둘러보고 싶어집니다
김도경 기자님 발자국 따라 발맘발맘 나선 길
의미가 깊읍니다
제주 사랑 깊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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