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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란의 그림책 여행](1) 몽생아, 그림책 여행 가자!
[김란의 그림책 여행](1) 몽생아, 그림책 여행 가자!
  • 김란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11.23 09:2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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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란 (그림책, 동화 작가)
▲ 김란 (그림책, 동화 작가) ⓒ뉴스라인제주

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뉴스라인제주>는 김란 작가가 직접 써 내려가는 <몽생아, 그림책 여행 가자>를 연재합니다. 제주 신도1리가 고향인 김란 작가는 그림책 작가이자 동화작가입니다. 제주작가회의에 동화 <나는 외계인>으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하였지요. 작가는 어렸을 적에 뛰어놀던 시골 들판과 돌고래가 솟구치던 꿈의 바다가 글밭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어린이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 아이들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만들고 싶다는 작가는 단편동화집마녀 미용실, 어린이 제주신화이토록 신비로운 제주신화, 그림책외계인 해녀,몽생이 엉뚱한 사건, 파랑별에 간 제주해녀, 제주신화 그림동화 신이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남시 스타필드 작은 미술관에서 그림책 원화를 전시했습니다. 현재 제주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 스토리텔링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필독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김란. 2021
▲ 김란. 2021 ⓒ뉴스라인제주

(1) 생명의 화가, 다시마 세이조

그림책은 놀랍게도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아이들이 세상과 관계 맺기를 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아이들은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책 속의 외로운 주인공이 되어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도 하고 괴물과 싸우는 영웅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그림책은 아이들이 만나는 최초의 문학이자 예술이며, 아주 낯선 나라입니다.

아이들은 모든 이야기를 알고 싶어 합니다. 엄마를 찾아가는 샛별, 술래잡기하는 달님. 꽃님과 하얀 눈 이야기, 변신하며 몰려다니는 구름 떼, 찬란한 색의 잔치를 벌이는 저녁노을…… 이런 아름다운 자연과 친구가 되고, 강아지똥과 돌 틈 사이를 비집고 올라오는 아기 민들레. 그리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악당에게 물러서지 않기도 하고, 친구를 위해 산을 넘고 강을 건너는 용감한 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지레 걱정하여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골라서 들려주기도 했지요. 그러나 이제는 그림책에서 다루지 못할 주제는 없다고까지 말합니다. 살아가면서 생기는 큰 문제인 폭력, 성, 가정의 혼란, 죽음, 환경문제 같은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전해줍니다.

아이들은 세상을 향해 호기심이 가득하고 도전을 좋아하며 진취적이고 긍정적입니다. 그래서 하늘만큼 넓은 도화지를 펼쳐놓고 세상을 그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제 독자 여러분도 나와 함께 낯설고 신비롭지만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그림책 안으로 들어가요.

자! 그럼, 몽생이와 함께 첫 번째 그림책을 펼쳐볼까요!

생명력 넘치는 그림책을 만들고 평화운동을 하는 다시마 세이조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그림책 작가 다시마 세이조 ( 다양한 나무 열매로 작업하는 모습)
▲ 그림책 작가 다시마 세이조 ( 다양한 나무 열매로 작업하는 모습) ⓒ뉴스라인제주

자신이 감동한 작품은 반드시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작가. 언제까지나 그리고 싶은 열정. 영혼을 직설적으로 부딪힌 듯한, 작품에는 나이와 상관없다는 다시마 세이조.

다시마 세이조는 1940년 일본 오사카에서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형은 염색작가이자 그림책 작가인 유키히코입니다. 형제는 아버지의 고향인 산골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20세에 전국관광포스터에서 금상과 특별상을 수상한 그는 다다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도쿄 변두리에서 닭과 염소를 키우며 그림책들을 발표했습니다.

2009년부터 ‘거대한 그림책’이라는 모토 아래 도카마치시에서 폐교가 된 사나다 초등학교를 통째로 <그림책과 나무열매 미술관>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다시마 세이조는 일본그림책상, 세계그림책원화전 황금사과상, 고단샤출판문화상,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고, 2021년에는 그림책 『잡았다!』로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미술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림책 작품집으로는 150여 권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명력이 폭발하는 그림책 『뛰어라 메뚜기』, 다시마 세이조 가족의 그림일기 같은 『염소 시즈카』, 평화 그림책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비가 주륵주륵』, 『쿨쿨쿨』 등 20여 권의 그림책이 번역되어 사랑받고 있지요.

잡았다!

『잡았다!』 2020. 미래아이 출판사. 황진희 옮김
▲ 『잡았다!』 2020. 미래아이 출판사. 황진희 옮김 ⓒ뉴스라인제주

아이는 강여울 웅덩이 속에 큰 물고기가 가만히 떠 있는 걸 보았습니다. 아이는 살금살금 다가가다가 ‘미끄덩!’, ‘물속으로 풍덩!’ 빠졌지요. 허우적거리는 아이의 손끝에 물고기가 닿았습니다. 물고기가 달아나려 하지요.

잡아야 해!

아이는 손안에서 미끌미끌, 파닥파닥 날뛰는 물고기를 꼭 잡았습니다. 아이와 강물과 물고기는 하나가 되었지요. 이 그림을 바라보는 나도 주인공 아이가 되어 팽팽한 긴장감이 듭니다. 마치 물고기가 내 손안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감촉이 느껴집니다.

아이는 잡은 물고기를 양동이에 넣고 나무 밑 그림자에 누워 물고기와 노는 꿈을 꾸었지요. 그런데 꿈에서 깨어보니 풀밭 위에 축 늘어진 물고기.

그 순간, 아이는 너무 놀라 물고기를 껴안고 강으로 뛰어갔습니다.

조금 전까지 기쁨에 차 있던 아이의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물고기 걱정에 정신이 없습니다.

죽으면 안 돼!
조금만 기다려!
기운을 내!

다행히 물고기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물을 만난 물고기는
팔딱팔딱 날뛰며
내 손을 떠나
강으로 헤엄쳐 갔어.

『잡았다!』 작품에 나타난 것처럼 다시마 세이조는 어린이가 되어 같이 강 속을 들고 나며 한바탕 놀이를 합니다.

다시마 세이조의 그림책은 이렇게 생명력이 넘칩니다. 그리고 작은 물고기 하나까지도 사랑하는 작가이지요.

그림책 『잡았다!』는 다시마 세이조가 어렸을 때 시골에서 경험했던 일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그는 아이들이 감동하며, 아이들을 위한 예술작품인 그림책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은 어른으로 성장합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좋아했던 책을 뒤돌아볼 때, 그 이야기들이 싸구려 장난감이었다고 실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다시 읽고 훌륭한 예술작품으로 감동을 받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림책은 예술이어야 합니다.

-다시마 세이조-

생명과 마주하는 작가. 양배추와 미나리 요정, 사마귀와 메뚜기의 모험처럼 모든 살아있는 생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친구들에게 또 다른 존재의 경험을 시켜주는 다시마 세이조.

코로나로 인해 강연이나 전람회가 취소되어 아틀리에서 집중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고, 앞으로 할 수 있는 한 더 많이 그리고 싶다는 여든의 작가.

어서 그의 새 그림책이 나와서 이번에는 어떤 작은 친구들과 파티나 모험을 하는지 기대됩니다.

2회로 이어지는 다음 글에서는 다시마 세이조의 작품 세계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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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슴 2021-11-29 19:19:43
김란작가님! 와우! 좋다. 오늘부터 재미있게 읽어보겠습니다! 기대됩니다~~

강애심 2021-11-23 17:01:09
김란작가님!
축하드립니다
완전 찐 팬입니다
책 발간 소식 들릴때마다 늘 두근거리고 기대됩니다

이정순 2021-11-23 12:46:36
축하드려요. 첫 발을 디딘 김란 작가님.
어린이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바다같이 넓고 하늘같이 푸른 도화지를 준비했네요. 아이들은 그 푸른 도화지에 무궁무진한 그림을 펼칠 준비를 했습니다. 좋은 그림 작가 소개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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