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레이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4강전에서 세계랭킹 7위 토마스 베르디흐(27·체코)를 3-1(5-7 6-2 6-1 7-6<7>)로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없는 머레이는 개인 통산 5번째로 결승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머레이는 결승에 네 차례 올랐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08년 US오픈 결승에서 로저 페더러(31·스위스)에게 져 준결승에 그친 머레이는 2010년과 2011년 호주오픈 결승에서 각각 페더러와 노박 조코비치(25·세르비아)에게 패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머레이는 올해 윔블던에서도 결승 무대를 밟았으나 페더러에게 무릎을 꿇었다.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4번을 내리 진 것은 머레이를 제외하고는 이반 렌들(52·체코)이 유일하다. 공교롭게도 렌들은 현재 머레이의 코치다.
머레이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1936년 윔블던과 US오픈에서 우승했던 프레드 페리 이후 76년만에 남자단식 정상에 오르는 영국 선수가 된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남자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며 '메이저대회' 무관의 설움을 씻은 그는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비 때문에 경기가 한 시간 정도 늦춰져 열린 가운데 시속 32km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쳐 벤치와 모자가 날아가기도 했다.
머레이는 "정말 바람이 거셌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모든 포인트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됐다"며 "정말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바람이 강한)스코틀랜드 출신이지만 이런 상황에 경기를 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강풍이 부는 가운데서도 실책을 20개로 줄인 머레이는 실책 64개를 쏟아낸 베르디흐를 따돌리고 3시간58분간의 접전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어 벌어질 예정이었던 '황태자' 노박 조코비치(25·세르비아)와 세계랭킹 5위 데이비드 페러(30·스페인)의 준결승은 페러가 1세트 게임스코어 5-2로 앞선 상황에서 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됐다.
남자단식 준결승이 모두 끝난 후 벌어질 계획이었던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31·미국)와 세계랭킹 1위 빅토리아 아자렌카(23·벨라루스)의 결승도 하루 연기됐다.
조코비치와 페러의 남자단식 준결승은 9일 자정에 벌어진다. 윌리엄스와 아자렌카의 여자단식 결승은 10일 오전 5시30분에 시작된다.
이로써 남자단식 결승은 11일로 미뤄지게 됐다. 당초 남자단식 결승은 현지 시간으로 일요일, 한국 시간으로 월요일에 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8년부터 비로 경기가 미뤄진 탓에 남자단식 결승은 5년 연속 현지 시간으로 월요일, 한국 시간으로 화요일에 벌어지게 됐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