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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삼무형 도시정비’ 화북동 주민 강력 반발... 이유는?
‘뉴 삼무형 도시정비’ 화북동 주민 강력 반발... 이유는?
  • 양대영 기자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7.09.12 10: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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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북 금산마을 주민들 “정다운 골목길 지킨다”
“바둑판 모양 예정도로 40년 전 지정된 것” 질타
▲ '화북의 정다운 골목길을 지키려는 사람들' @뉴스라인제주
▲ '화북의 정다운 골목길을 지키려는 사람들' @뉴스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고 있는 '제주 뉴 삼무형'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정작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도시정비 사업으로 인해 수 백년 역사를 지닌 마을안길이 훼손될 위기에 처한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 이 사업은 지난 1976년 계획된 사업으로, 소위 '바둑판식 도시정비'라고 표현되는 옛 사업 내용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시 화북동 금산마을 주민 등 612명으로 구성된 '화북의 정다운 골목길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12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다운 화북 골목길을 지켜주세요”라며 “제주시의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전면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이 사업 내용을 보면 첫째 환경개선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둘째 도시기능을 회복하는 기반시설 정비, 마지막으로 지역특성을 살린 주거환경관리사업 정비계획 및 단계적 실행방안 수립으로 되어 있다"며 "사업설명은 환경 정비, 개선 위주로 장황하게 설명하나 실제 내용은 주거 상황과 지형의 고려 없이 획일적인 십자형 바둑판 도로를 개설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들은 “바둑판 모양의 예정도로는 40년 전에 지정된 것이다. 그 시대의 개발 논리로는 타당한 사업이었을 것이지만 그 사이 40년이 세월이 흘러 도시정책도 변했고 방법론도 크게 바뀌었다"며 "요즘은 도심 재생이 개발의 한 축이 돼 다시 옛 모습으로 살려내는 곳이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화북동의 도로가 40년 전의 도로 상황도 아니다. 해당 지역의 북쪽과 서쪽 그리고 남쪽의 일부는 이미 도로가 직선화, 대형화가 돼 있는데 굳이 포구 앞까지 바둑판 모양의 도로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주변엔 옛날 길, 신설된 도로, 그리고 올레 등 참 길이 많다. 여기에 40년 전 계획된 설계도대로 또 길을 낸다면 정말 정신 사나울 정도로 길만 많아진다"며 "손대지 말아야 할 부분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하지 않은 채 계획된 것이니 그냥 가자는 것은 안일한 정책"이라고 쏘아붙였다. 국내외 선진 도시들 역시 도시의 기존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정책을 폐기한 지 오래라는 주장이다.

이어 "화북포구는 기존 부락으로 둘러 싸여 골목길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포구진입이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해당 마을은 화북포구에 접해 있으며 그 곳은 올레길 18코스와 만난다“며 ”옛길, 골목, 전통 가옥과 우영팟 등 옛 정취가 남은 제주시의 몇 안 되는 마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지역의 길이 직선화되고 대형화된다면 포구를 둘러싼 옛길의 정취가 깨져 버릴 것"이라며. “특히 화북 포구를 둘러싼 기존 옛길 중 서북 방면의 포구 진입이 직선화, 대형화돼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 역사마을의 흔적을 남김없이 지워버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제주시는 40년 전의 도로 계획을 그대로 실행할 것이 아니라 그래도 이 정도 나마 예전의 모습이 남아 있음을 다행이라 생각해야 한다“며 ”옛 모습과 현 시대의 요구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그것도 제주시의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경제적인 이득을 볼 수도 있는 주민들의 순수한 마음이 모여서 이뤄진 것"이라며 "제주시 정책 책임자는 주민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협치와 자치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는 제주시가 계획된 것은 시행한다는 안일하고 무책임한 자세에서 벗어나 수 백년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옛길을 속절없이 없애는 사업계획을 당장 중단하길 촉구한다"며 “원희룡 지사는 주민들과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지역주민 612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주시가 각각 전달했다.

한편, '제주 뉴 삼무형 주거환경관리사업 정비계획'은 화북1동 4086-1번지 일대 약 2만8504㎡ 규모의 주거지역에서 시행되는 사업이다. 환경개선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도시기능 회복 기반시설 정비, 주거환경관리사업 정비 등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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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북 2024-02-03 18:05:16
도로길좀 크게 짓자 주차공간없다
화북동네가 그지처럼 어둠고 노후화되어 폐허만 증가된다.
멍청한 동네 만큼 주민반대도 심하구나
도로 공사하면 박수치면서 환영해야지 공사반대 하는 닭대가리는 처음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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