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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청비](35) 도서관의 진화
[자청비](35) 도서관의 진화
  • 박미윤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11.25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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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윤 소설가
박미윤 소설가
▲ 박미윤 소설가 ⓒ뉴스라인제주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어쩐지 도서관에 가면 책의 내용도 더 잘 들어오는 거 같고 퇴고하려고 가져간 원고도 더 잘 보게 된다. 주로 이용하는 목적은 책을 빌리기 위해서다. 책을 읽는 속도가 좀 빠른 편이라 빌려보는 횟수가 많다.

그렇게 도서관에 찾아가서 책을 빌려오는 것이 즐거움이던 어느 날, 하귀에 있는 대형마트에 갔다가 입구에서 스마트도서관이라 이름 붙여진 기계를 보았다. 화면 목록에서 보고 싶은 책을 찾고 회원증을 인식시키면 기계가 그 책을 찾아준다. 대출할 책이 있는 층의 문이 반짝반짝 빛나기 때문에 어느 칸에서 책이 나올지 미리 알 수 있고 대출할 책이 있는 칸의 책꽂이가 찰칵찰칵 가로 방향으로 돌아가다가 그 책의 순서가 되면 문이 열리며 책이 토해져 나온다. 나는 신기하고 편리한 세상이 하나 열린 것처럼 흥분했다. 읽고 싶은 책을 도서관에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시장 보러 왔다가 대출하고 반납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스마트 도서관을 알게 된 후에는 멀리 있는 도서관으로 가지 않고 스마트 도서관의 책들만 거의 빌려다 읽었다. 도서관에 가면 한 번에 다섯 권의 책을 빌릴 수 있지만 스마트 도서관은 두 권으로 한정돼 있어서 읽을 책이 없으면 시장 볼 일이 없어도 스마트 도서관을 찾았다. 그러다 스마트 도서관에 시들해진 이유는 기계라는 한정된 공간에 들어가는 책의 권수에 제한이 있어서 책이 많지 않았고 읽고 싶은 책도 다른 사람이 대여해서 비어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다시 나에게 도서관의 신세계가 열렸는데 그건 전자도서관이었다. 전자책의 존재야 오래전에 알고 있었지만, 전자책을 대여해주는 전자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올해 중반에야 알게 되었다. 스마트 도서관에서 빌려온 장강명 작가의 ‘책, 이게 뭐라고’를 읽다가 알게 되었다. 장강명 작가는 종이책을 잘 사지 않고 전자책을 사서 보고 있었는데 전자도서관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나는 전자책보다는 독서란 손으로 종이의 재질을 느끼며 한 장 한 장 넘기는 게 좋다는 종이책 애호가이긴 하지만 평소에도 스마트폰 화면으로 글을 많이 읽는 편이라 전자도서관에 입장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공공도서관을 클릭해 전자도서관에 들어갔더니 한라도서관이 교보문고와 연계하여 전자책을 대여해주고 있었고 제주시통합전자도서관의 전자책도 대여해 볼 수 있었다. 한 가지에 꽂히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게 되는 편이라 한동안은 전자도서관의 전자책들에 빠졌다. 자투리 시간이라도 스마트폰만 열면 책을 읽을 수 있기에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차로 이동하지 않고도 집에서 대출, 반납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그러나 전자책은 나의 경우에 눈에 피로감이 많았고 깊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책보다는 가벼운 흥미 위주의 책이나 처세 위주의 책을 선택하게 했다.

지금은 도로 도서관으로 가는 횟수가 늘었고 신세계였던 스마트도서관과 전자도서관은 도서관에 갈 수 없을 때 부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독서의 선택지가 늘어났기 때문에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책을 고르고 이용할 수 도서관 진화의 수혜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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