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반짝거리는 것을 쉬지 않는다. 별은, 흐르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별은, 항상 따뜻한 기운을 주려고 빛난다. 사랑도 그렇다. 항상 반짝이며, 서로에게 마음이 은하수(銀河水)처럼 흘러가 따뜻한 기운을 줄 수 있어야, 별은 곧 사랑이다.”
나의 별에게
문상금
너의 귀로
세상일을 듣겠다
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겠다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따뜻한 별
가만히
불러만 보아도
따뜻한 별
-제1시집 「겨울나무」 에 수록
별처럼 시적(詩的) 소재로 무수히 사랑받는 대상이 어디 있으랴, 밤하늘 별 속에 또 하나의 별은 밤마다 외로워 땅을 그리워하고 땅에 살고 있는 시인(詩人)은 또 외로워 밤하늘의 수많은 별을 노래하고, 그래서 시들이 태어나고 태어났다. 이 시는, 2013년 서울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의 어느 유리창에 지하철 시(詩)로 태어났다. 그리고 오고가는 수많은 사람들 가슴으로 날아가 불씨 같은 따뜻한 별이 되었다.
시인(詩人)은 미처 몰랐다. 무수히 많은 별 속의 별 하나가 더 외롭다는 사실을, 훨씬 더 외로워 밤새 오래도록 선명한 빛으로 떠있었다는 사실을.
코스모스(cosmos)는 별이다. 온통 별들을 품은 또 하나의 우주(宇宙), 블랙홀, 꽃잎 세상이다. 코스모스 꽃을 자세히 바라보라. 푸른 하늘 아래 길가에 하늘하늘 코스모스를 만나거든 대궁과 잎 사이에 터지지 않은 꽃봉오리도 별, 터지는 모양도 별, 꽃술도 별. 순진한 애인(愛人)처럼 먼저 내게 다가와 슬며시 피어나는 꽃, 반짝반짝 별꽃, 별을 품은 꽃.
발 밑 돌멩이, 너를 주워 밤하늘에 던졌다. 포물선 그리며 멀리 멀리 날아가다 그대로 온 몸이 굳어진 채로 너는 별이 되었다. 내 마음의 보석이 되었다. 어둠이 짙을수록 더 밝게 빛나는 별, 타다 또 타다 그래도 인정(人情)에 허기지면 정방폭포 어디쯤 별똥별로 떨어지는 새벽.
그것은 밤하늘 무수한 분신(焚身)들의 유언(遺言)이다, ‘불을 끄지 말라’ 기어코 나는 너에게 빛으로 날아가 별이 되리라.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 되리라.
별처럼 빛이 되려면 얼마나 더 깊어져야 할까. 어느 날 문득 잘 보이지 않던 하늘의 별들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나도 하늘 벽에 단단히 둥지 틀고 싶다. 그 둥지에 튼실한 새 뿌리 내려 이 세상에 따뜻한 별로 내려앉고 싶다. 오롯 순비기꽃 피는 새벽녘이면 누군가의 가장 따뜻한 별이 되어 오래도록 떠있고 싶다.
문학(文學) 작업은 특히 시(詩) 작업은 휴머니즘이다. 분노와 혼란, 좌절과 배신, 완벽과 대체가 난무(亂舞)하는 이 시대에 절대 꺼지지 않는,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불씨 한 톨이 되어야 한다. [글 문상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