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국시](67) 게

권재효 시인

2020-03-05     영주일보

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영주일보가 일상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리하고 독창적인 시인의 오감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세상의 모습. 시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옭아내어지고 있는지를 음미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영주일보는 ‘탐나국시’ 코너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권재효

-권재효-

내가 입으로 거품을 뿜는 것은
좆도 세상이 하도 꼴 같지 않아서다
그래, 지들만의 세상이란 말인가?
땅도, 돈도, 권력도, 심지어 쓸만한 계집까지
지들 꼴리는대로 모조리 독차지 하다니
그러고도 지독한 배설물은
바다로 바다로 쏟아내니
숨조차 쉬기 어려운 바위 틈 사이
내 지금은 속절없이 거품이나 뿜는다만
아느냐? 어느 땐가는
저놈들 주둥이를 물어뜯을지
한사코 내가 옆으로만 가는 것은
지들이 만든 길 아닌 길을 결코 좇지 않기 위해서다

 

-말쑥한 양복에 텀블러 들고
위풍당당하게 걷는 자들아!
세상의 권세를 쥐고 흔드는 위정자들아!
그대들의 지독한 구린내가,
잔뜩 풍기는 통에 숨을 쉴 수가 없다.
그 악취 피해 오늘도 옆으로만 걷는다. [글 양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