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국시](66) 오늘

조선희 시인

2020-03-02     영주일보

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영주일보가 일상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리하고 독창적인 시인의 오감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세상의 모습. 시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옭아내어지고 있는지를 음미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영주일보는 ‘탐나국시’ 코너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조선희

오늘

-조선희-

긴 잠에서 깨어나
쓴 나무 즙을 마시고
축축한 몸뚱이 열어젖히며
매미가 운다

오늘이라는
단 하루에
한 생을 걸고 사는
매미

 

-축축하게 태어나는 생.
매미나 사람이나 똑같다.
뜨거운 눈물과 탄성 속에 한 생이 떠오른다.
2020년 봄 중공발 우한폐렴이 세계를 휩쓴다.
어제 썼던 KF마스크를 다시 쓰며,
오늘이라는 캄캄한 하루를 나선다. [글 양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