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국시](64) 오래된 돌담

황금녀 시인

2020-02-25     영주일보

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영주일보가 일상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리하고 독창적인 시인의 오감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세상의 모습. 시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옭아내어지고 있는지를 음미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영주일보는 ‘탐나국시’ 코너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황금녀

오래된 돌담

-황금녀-

밭담길을 걷다가
오래된 돌담에
손을 얹었다
여든의 내 손등 같다
바람 막아내느라
고생했다 고생했다
서로를 위로하고
가만히 쓰다듬는
저녁답

 

-제주의 모진 바람을 막아주려 쌓은 밭담길을 걷는다.
돌로 쌓은 밭담으로 바람의 숨통이 들락날락한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아야 사나운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정끝별 시인의 시가 밀물되어 겹쳐오는 황금녀 시인의 시를
가만히 쓰다듬는다. 유정하여 다정해지는 저녁답. [글 양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