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국시](40) 제주 수선화6

김순이 시인

2020-01-03     영주일보

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영주일보가 일상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리하고 독창적인 시인의 오감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세상의 모습. 시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옭아내어지고 있는지를 음미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영주일보는 ‘탐라국시’ 코너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김순이

'제주 수선화6'

-김순이-

겨울새의 젖은 깃 소리
마른 들녘을 스친다

한 송이 겨울 꽃 되랴
더욱 깊이 간직할 이름을 위하여

멀어라
너무 멀어라
마음으로만 손을 잡는
그대

 

-수선화는 겨울새의 젖은 깃 소리를 먹고 눈을 떴다.
겨울이 낳은 향기로운 보얀 알이다.
먼데서 온 향기를 잡을 수 없다.
멀리 가는 향기를 가둘 수 없다.
그저 눈부처로 담았다, 도리없이 배웅할 뿐이다. [글 양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