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자식 같은 내 배 어떡하나"…농가 피해 막대

2012-08-29     나는기자다

 "과일 농사 20년만에 이런 태풍은 처음입니다"

전북 완주에서 20년 째 과일 농사를 하고 있는 최모(77)씨는 제15호 태풍 볼라벤으로 입은 피해에 연거푸 한숨을 쉬었다.

보름만 기다리면 출하될 배 70%가 태풍으로 떨어져 상품 가치를 잃었기 때문이다. 최씨가 올해 배 농사에 투자한 돈은 어림잡아 1300만원 정도다.

매년 상자 당 2만5000~3만5000원 정도에 배를 출하했고 올해도 1200~1300 상자는 출하될 것으로 예상됐던 점을 감안하면 줄잡아 3000만원 정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돈도 돈이지만 그동안 땀과 정성으로 애지중지 길러왔던 배들이 떨어진 모습에 최씨는 더욱 힘이 빠진다.

"과일 농사를 하느라 손에 흙을 묻힌 후 이런 피해는 처음입니다. 그동안 태풍은 여러 차례 왔지만 이렇게 과일이 떨어진 기억은 없어요. 한숨만 나옵니다."

최씨와 같은 동네에서 과일 농사를 하고 있는 농가의 피해도 마찬가지다.

곧 다가올 추석 대목을 앞두고 출하해야 할 과일 상당수가 떨어져 상품 가치를 잃었기 때문이다.

전북지역에서는 이 마을과 같은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북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까지 볼라벤으로 인한 논과 밭작물, 과수 농가의 개력적 피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많다는 얘기다.

지독했던 올 여름 폭염과 지난 13일 서해안을 휩쓸고 간 폭우로 많은 피해를 입은 전북지역 농가는 대형 태풍으로 또 한번 아픔을 겪고 있다.【완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