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희 칼럼](53)新건축학개론

2018-04-09     영주일보

新건축학개론

-신태희-

바닥이, 천장이 되고
천장이, 바닥이 되는
공평한 입주 조건에도 예외가 있어
바닥이 정말 바닥인 집은
속 편히 뛰어 다닐 수 있고
천장이 정말 천장인 집은
하늘과 구름을 이고 살지
바닥과 천장 사이
우리는 층간에 살아

불을 끄고 누우면 윗집인지
포물선을 그으며 떨어지는 남정네의 오줌 소리
우리 집 소리는 어디로 포물선을 그릴까
아무래도 오줌줄기가 세차기 때문이라고
'그래도 이곳 터가 좋은가 보네' 라고
부실한 남편의 기를 세워주네
바닥과 천장 사이
나와 남편 사이
땅과 하늘 사이
우리는 층간에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