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희 칼럼](49)저녁의 해변에서

2018-03-26     영주일보

저녁의 해변에서

-신태희-

손가락 끝에서 몇 생애가 화르륵
넘어가는 소리가 났다

어드메 배꽃 날린다는 봄
바위에 앉아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나

가만히 소라 몇 개 건네준 사람
남자는 벌써 등을 보이고
아득하게 밀려드는 갯내음

어느 생, 어느 바닷가에서
우리 만난 적 있던가요

이 생, 이 섬에선 구쟁기라 불리운다는 뿔소라처럼

미처 알아보지 못한 이름의 사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