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달환 칼럼](141)그대, 가을로 오소서

제주아이러브통기타그룹 송시연 뮤지션 헌시

2017-11-23     영주일보

그대, 가을로 오소서

    -초인 현달환-

노을 지는 저녁 바다에 서면
가을은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어느덧 밀물처럼
마음속 감성들도 풍만했을 때
그대는 신비로운 보석처럼 빛이 납니다
송편 모양의 가는 눈썹이 떨릴 때
시큼한 밤공기에 거친 숨 가쁘면
연이어 울리는 뱃고동 소리에 목이 마릅니다

멀리,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찾아든 이 푸른 공기는
그대의 향기이련가?
갈 곳 잃은 새들의 고향,
바다의 둥지를 떠난
그대로 줄곧 미련을 잉태하게 합니다

그대는 내 곁에 오소서
그대는 이제 내 곁에 오소서
그대는 이제 가을되어 내 곁에 오소서

노을이 지는 바다에 서면
그대, 가을은 어둠처럼 밀려옵니다

제주의 해안도로는 세계 어느 곳보다 아름답기만 하다. 사실 많은 나라에서 해가 뜨는 광경 혹은 해가 지는 노을의 광경을 바다에서 볼 수 있는 것도 크나큰 선물인 것이다.

지구상에서 바다를 아예 보지도 못하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땅 제주에 살고 있는 제주인들은 얼마나 축복을 받은 것인가.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제주의 섬을 따라 해안도로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바로 제주의 비경을 찾고 명소를 찾는 데는 일조를 했다. 허지만 그 아름다운 광경과 명소를 독차지하려는 거대한 자본들이 해안도로를 점령하는 바람에 평범한 수많은 제주인이나 관광객들은 아쉬울 뿐이다.

사실, 문호개방은 그러한 환경파괴를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고 드나드는 데 환경파괴가 안 된다는 것은 기적일 것이다. 거대한 자본이 들어오는 데, 또 그 자본이 건설을 하는 데, 가만히 있던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아쉬울 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해안도로의 아름다운 광경은 복잡한 자동차의 행렬로 인해 짜증만 나고 모텔이나 호텔 등 비경앞에 세워진 건물로 인해 자연이 송두리째 빼앗긴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을리 없다.

제주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저 노을지는 아름다운 석양이 지나고 나면 봄은 틀림없이 올 것이다. 그 봄에 우리 제주인들이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는 시기는 언제오려나.

제주의 아름다운 인간성 회복을 위해 세상의 소금이 되고 있는 제주아이러브통기타 그룹의 모든 이에게 온갖 사랑의 축복이 내렸으면 좋겠다. 기타를 치며 여기저기 노래를 하며, 봉사를 하는 제주아이러브통기타 뮤지션의 건승과 건투를 빌어본다. 

노을, 우리가 느끼는 열정의 또다른 새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