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봉인가?’ 기획사 없으면 각종축제 못 치러

2013-10-30     양대영 기자

제주 도내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 때마다 기획사가 맡아서 치르는 축제 비중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안동우)의 강경식 의원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강경식 의원은 30일 제주도 문화관광스포츠국을 상대로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서 “기획사 없이 축제를 치르지 못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강경식 의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제주에서 열린 축제의 86.8%가 기획사에 의존한 것으로 드러났다.

축제 예산 가운데 기획사에 돌아가는 돈도 만만치 않다. 축제 집행예산 대비 2010년엔 32.8%가 기획사의 호주머니에 들어갔으며, 2011년은 34.9%, 지난해는 39.5%에 달했다. 올해도 9월 현재 38.6%가 기획사에 지급됐다.

특히 제주에서 매년 열리는 축제 가운데 7개 축제는 아예 축제예산 100%를 지급하고 있다. 7개 축제는 제주해녀축제, 도새기축제, 우도소라축제, 유채꽃축제, 김녕성세기해변축제, 정의골한마당축제, 표선해비치백사축제 등이다.

한 기획사가 여러 축제를 맡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비슷한 프로그램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개의 기획사가 5개의 축제를 운영하는 경우가 2곳, 4개의 축제를 운영하는 기획사가 1곳, 3개의 축제를 운영하는 곳이 4곳 등이었다.

이렇게 기획사에 지급되는 돈은 모두 혈세이다. 지난해는 7억7000여만원이 기획사의 호주머니로 들어갔고, 올해 9월 현재까지도 7억1200만원이 기획사에 지급됐다.

강경식 의원은 “축제의 일부 프로그램을 전문적인 기획사에 맡길 수 있으나 축제 전체를 기획사에 의존하거나 여러 개의 축제가 한 곳의 기획사에 집중되면 축제 프로그램이 비슷하고 차별화될 수 없다”며 “마을단위별 축제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축제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