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김효범, 친정 SK전에서 깊은 침묵

2013-01-05     나는기자다

 프로농구 전주 KCC의 시즌 첫 연승을 이끈 해결사 김효범(29)이 친정 잠실에선 침묵했다.

김효범은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친정 서울 SK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지난달 26일 SK에서 KCC로 팀을 옮긴 이후 첫 조우다.

김효범이 최근 2경기에서 23점, 26점을 몰아치면서 KCC의 2연승을 이끌어 이날 경기는 '김효범 더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김효범은 2009~2010시즌 후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모비스에서 SK로 이적해 5억1300만원이라는 거액의 보수(연봉+인센티브)를 받았지만 암울함의 시작이었다.

'거품 논란'에 휩싸였고 1년 만에 3억6000만원으로 줄었고 올 시즌에는 2억5000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와중에 KCC로 둥지를 옮긴 것. KCC의 첫 승을 거두고 한 인터뷰에서 눈물을 쏟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꼴찌 KCC보다 단독 선두 SK가 훨씬 부담스러웠던 이유다. 속된 말로 '다른 팀에 내준 선수에게 한 방 먹을 수도 있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SK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지면 기삿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걱정과 함께 새롭게 각오를 다졌을 정도.

허나 김효범은 조용했다. 부담감이 컸다. 8차례 시도한 3점슛은 모두 림을 외면했고 장기인 돌파도 SK의 조직적인 수비에 꽉 막혔다. 29분47초를 뛰었지만 5점 4리바운드에 그쳤다.

SK 시절에 주전 경쟁에서 자신을 밀어냈던 변기훈에게 다시 한 번 무릎을 꿇었다. 김효범과 매치업을 하기도 했던 변기훈은 승부처에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18점을 올려 팀의 8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도중에 허재 감독에게 호된 질책도 받았다. 앞선 2경기에서 보여줬던 날렵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 전 "(김)효범이는 잘 하고 승리는 우리가 했으면 좋겠다"던 문경은 SK 감독은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부담감 때문에 경기를 망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재 KCC 감독도 "효범이가 아직 팀 수비에 녹아들지 않았고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멍 때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