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신청, 조건부 가결 환영”

10일 제주4.3희생자유족회 논평

2023-08-10     서보기 기자
제주4.3추모공원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고희범)은 제주4·3 제75주년을 맞아 사건 당시 생산된 기록, 진실기록과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담은 ‘제주4·3기록물’이 지난 9일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의 심의에서 조건부 가결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10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살에서 브리핑을 갖고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보완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문화재청과 협력해 제주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기록으로 영구히 남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김창범)는 10일 논평을 내고 “8월 9일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의 제주4·3 기록물의 등재 신청과 관련, 조건부 가결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이번 결정으로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대한 기대가 한걸음 성큼 다가섰다”고 환영했다.

이어 “1948년 제주4·3이 발생한 이후 70년이 넘도록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마을에 살면서도 보복과 원망 대신 화해와 상생으로 공동체를 회복한 이유는 제주도민들의 자발적인 화해·상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제주4·3은 제주도민들의 힘으로 국가폭력을 극복하고, 해결을 이뤄낸 선도적인 세계적 모범사례로 제주4·3이 ‘세계적인 가치’로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것이며, 제주4.3의 역사를 인류 공동유산으로 보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화해와 상생이라는 4.3의 평화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인받기 위해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제주4.3희생자 1만4천 660명중 생존 희생자는 116명에 불과하다“며 ”생존 희생자들이 한 분이라도 살아계실 때 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오랜 시간 감추고 아파하던 그 시간의 진실 속에 감추어진 그 엄청난 고통과 분노가 시간이 흐르면서 돌이켜 볼 수 있는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세계인의 역사로 기억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억울하게 고통받은 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일이 우리 유족회에게는 가장 큰 일이기에 역사는 있는 그대로 밝히고 정리해 나가야 하며, 그 일에 우리 유족회가 앞장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