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가 있는 목요일](48) 비로소

권준영 시인

2021-10-28     구수영

■ 극순간의 예술 디카시감상 

비로소

웃자란 생각들 잘라 내고서야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권준영

 

권준영

<권준영 시인>

시사모ㆍ한국디카시인모임 회원
전남문인협회 회원
(사)시가흐르는행복학교교장
 

 

 

 

구수영

나무의 가지치기는 보통 생장 휴지기인 늦가을이나 초봄에 합니다 가지치기를 하는 이유는 나무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의 경우 자연스러운 수형을
만들기 위해서나 더 좋은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오늘 디카시를 쓴 시인은 
신안의 한 섬에서 가지치기를 한 플라타너스를 보며 노래합니다 

비로소 
웃자란 생각들 잘라 내고서야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디 나무뿐이겠습니까 쓸모없는 가지처럼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이 뭐가 있는지 
각자 돌아보십시오 그걸 해결해야 비로소 우리들 삶에도  맑은 하늘이 보일겁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비운다' '내려놓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우기, 내려놓기 쉽던가요? 저는 정말 어렵더라고요 
힘들게 했던 일 하나를 겨우 비우고 내려놓으니 다른 갈등이 어느새 눈앞에 와 있 
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내려놓기와 비우기를 해야 하나 봅니다. 해마다 가지치기를 하는 나무처럼 말입니다. 
지금 잘라내야 할 가지가 있다면 저는 지나친 욕심과 근거 없는 타자와의 비교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시인이며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스 소로우는 그의 저서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왜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노력할 뿐 더 적게 가지고도 만족하는 법을 배우려 하지 않을까?' 

'그대의 눈을 안으로 돌려보라 그러면 그대의 마음속에 여태껏 발견하지 못 한 천 개의 지역을 찾아 내리라 그곳을 답사하라 그리고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학의 전문가가 돼라'

결국 비우기와 내려놓기를 하라는 말입니다
눈과 마음을 가리는 웃자란 욕심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보라는 말입니다
매순간 감사하며 나를 지키는 일이 결국 삶에 멋진 수형을 만들고 좋은 열매를 맺게 할 것입니다.

[글 구수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