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항신의 벌랑포구](33) 마지막

김병택 시인

2021-10-18     김항신

마지막


김병택


마지막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 한가운데를 관류하는
격렬한 추위가 몰려온다

마지막은, 피할 수 없는
시간이며 순서이기도 하다

시간을 바꿀 수는 없어도
순서를 바꿀 수는 있다

앞서 살았던
누구의 삶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마지막 순서를
바꾸고자 하는 것은
특별한 삶을 기대하는
반역의 욕망이다.


《떠도는 바람》새미, 2020

 

김병택

<김병택 시인>

1978년 7월 《현대문학》 평론 천료로 등단.
2016년 1월 《심상》 신인상 수상. 
《바벨탑의 언어》, 《한국 근대시론 연구》, 《한국 현대시론의 탐색과 비평》, 《한국 현대시인의 현실인식》, 《현대시론의 새로운 이해》(편저), 《현대시의 예술 수용》, 《제주현대문학사》, 《제주예술의 사회사》, 《시의 타자 수용과 비평》 등 , 시집으로 《꿈의 내력》, 《초원을 지나며》등이 있다.
 

김항신

마지막이란 말은 그 누구도 하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습관처럼 ` 마지막` 이란 말을 쉽게 써 버 린다.
속내와는 상관없이 그냥 가슴 아픈 한마디 툭툭 뺏어낸다.

COVID ㅡ19가 전 세계를 후비고 있다.
시간을 바꿀 수도, 순서를 바꿀 겨룰 없이, 그렇게
반역의 욕망들이 아우성 처럼


[글 김항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