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가 있는 목요일](26) 부처님 오신 날

박준우 시인

2021-05-27     구수영

■ 극순간의 예술 디카시 감상

              부처님 오신 날

     옹기종기 모여 사이좋게 지내니
               여기가 안양계* 

                   _ 박준우

* 안양계 [安養界] 아미타불이 살고 있는 정토

박준우

<박준우 시인>
대구 출신
시사모, 한국디카시모임 회원
두줄시 모임 회원
시집 <짧은 글 긴 호흡>참여
청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구수영

지난주 수요일은 불기 2565년 부처님 오신 날이었지요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은 거리에 연등이 걸리고 시가 행진이며 산사음악회 등행사가
있었는데 코로나 19 팬더믹은 그것도 막아버렸습니다.

오늘 디카시를 쓴 시인은 높낮이가 비슷비슷 한 항아리가 놓인 장독대를 카메라에 담고 
'옹기종기 모여 사이좋게 지내니 
여기가 안양계'라고 노래합니다 

참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니 엎어놓은 것도 있고 유리 뚜껑이 덮인 것도 있습니다 
빈 항아리와 채워진 항아리가 같은 햇볕과 같은 바람을 맞으며 살아가고 있는 거지요 
안양계가 뭘까 검색을 해보았더니 방대한 자료가 쏟아지더군요 그래서 한마디로 요약해 주실 분께 질문을 드렸습니다 
불교사회연구소 소장으로 계신 원철 스님께서 이렇게 답을 해주셨어요.

'내가 살고 있는 곳을 편안하고 무엇이건 잘 기르고 키울 수 있는 곳으로 만들면 그곳이 바로 안양계다 즉 편안한 곳 
지금 여기 내가 하기 나름' 

무릎을 쳤지요 모든 진리는 서로 통한다고 
제가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기도였습니다 
천국이나 안양계는 먼 곳에 있고 그곳을 향해 죽살자 가는 것이 아니라 오늘 여기 각자의
처소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항아리 속 장이 맛있게 익으려면 햇빛만 가지고는 어렵습니다 통풍도 되어야 하고 찬기운과 더운기운이 번갈아가며 오고 가야 하지요 우리 삶도
그런 것 같습니다
아웅다웅 서로 조금 더 가졌다고 더 배웠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부처님 보시기에는 
저 항아리 같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다 고만고만하다는 말이지요 
비슷 한 사람끼리 지금 여기에 안양계를 만들어 보는일  어떨까요? 

[글 구수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