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항신의 벌랑포구](8) 몸 파는 여자

김영란 시인

2021-04-25     김항신

몸 파는 여자

김영란

서울 삼춘, 오천 원 마씸! 한 봉다리 상 갑써!

눈도  멀고  마음도  멀고 아롱지는  물빛 햇빛, 타임머신
타고 온 듯 가파도 초행길, 꿈인가 생시인가  설렘  싹  도려
내는, " 몸 삽써 단돈 오천 원 " 이건 또 뭔 말인가
미궁으로 빠진 건가 환상의 섬이란 말 이래서 나온 건가
대놓고 몸 사리니 그것도 달랑 오천 원에, 가파도 오팔팔
인가 태연한 저 자태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나긋나긋 외쳐
댄다 " 맘 삽써 오천 원 서울삼춘
맘 삽써" 태생적 그리움을
몸 안에 가둔  채 몸과  맘 줄 이
없어 애타게도 기다렸나
단돈 만 원에 몸과 맘을  다 판다니

은근한 원초적  본능 모자반 봉지  쑥 내민다


《몸파는 여자》고요아침,
2019
 

김영란

<김영란 시인>

제주 출생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오늘의시조 시인상 수상.
시조집《꽃들의 수사》외

 

 

 

김항신

"몸  파는 여자"
색깔이  참 쌕시 하다.
제주도 사름  몸삽서~외치고
겡상도 싸람은  몸 사~이소 ! 외친다.
도야지 적잡뼈 푹 삶은 국물에
바다향 듬뿍하게 풍겨오는
단돈 만 원어치 몸과 맘 값이 참말 푸근허다.

[글 김항신시인]